돼지가 있는 교실 ( School Days With A Pig ) 리뷰2009/09/11 12:53
| 『신설국』,『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처럼 무거운(?) 일본 영화다. 미남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 반가운 영화일 것이다. 이런 류의 일본영화는 화끈하고 화려함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시간 보내기용으로 삼기에는 비추이다. 지루하게 느껴질 영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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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비슷한 경험이 있다. 꼬마 때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병아리를 사와서 길렀는데 잘 자라서 제법 커져 버렸다. 그래서 어머님께서 시골에 있는 외가에 맡겨두셨는데, 방학 때 외가에 들러 그 녀석을 내가 먹어 버렸다. 외가에 가면 종종 닭을 잡아주셨기에, 그 닭이 내가 키웠던 그 녀석인 줄 꿈에도 몰랐었다. 배가 부른 후, '내 병아리 보러 갈래' 라고 했더니 이모님이 "니가 먹었잖아" 하셨다...
사람들의 먹거리를 위한 목적으로 태어났다가 죽어야 하는 생명이 많다.
생명의 탄생도 생명의 마감도 인간이 모두 조작하게 되었으니, 어쩌면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일까?
두 아이가 논쟁을 했다.
"돼지는 잡아 먹히기 위해 태어났어"
"그건 인간이 멋대로 정한거고 돼지의 생각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잖아"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돼지가 아니라도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서 잡아 먹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죽임을 당해 꼬챙이에 꿰이고 썰려서 왔다는 그 과정을 생각하면 먹기 힘들다.
고기는 단지 ‘고기’라는 이름을 가진 음식으로 생각해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생명에 대한 관점도 생각거리 였지만, 영화 속에 나타난 일본문화도 흥미로웠다.
3학년 학생들이 P짱(돼지의 이름)을 키우겠다고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식육센터로 보내기로 결정했기에, 담임과 6학년 학생들이 찾아가 3학년 아이들에게 사과를 했다.
상급생들이 세 살이 적은 하급생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고,
담임선생님도 그 아이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나이 많은 교장선생이 젊은 담임선생에게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하는 장면도 있다.
그것이 무의식적 예(禮)인지는 일본문화를 모르기에 알 수 없지만,
만약 내심의 발현이라면 그러한 것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나이를 들이대는 권위적인 문화가 지양되고, 인간 대 인간으로, 인격 대 인격으로서의 상호 존중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인격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아이들의 의견은 팽팽하였지만, 원치 않던 결론이라도 승복하기로 한 것은 「민주주의」정신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담임선생님도 단지 그 집단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결과적으로 일방적인 결정과 마찬가지가 되긴 했지만.
아이들은 돼지(P짱)를 보내며 울음을 터트리고 뒤따라 뛰면서도, 불만도 원망도 없이 집단의 결정에 승복하고 보내줌으로써 영화가 끝난다.
우리는 승복의 약속 하에 투표를 하지만, 원치않는 결과라면 거부하려는 정치적 성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결과에 대한 승복은 당선자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내었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 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선생님도 처음의 약속은 어겼다. 원래는 졸업식날 잡아먹는 것이었다.
"이 돼지 귀엽죠? 이제부터 여러분과 저는 이 돼지를 키울 것입니다. 그리고 1년후 졸업식날 잡아먹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무시하고 졸업식날 잡아 먹었다면 ‘독재’며 ‘독선’에 다름아닐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는 정치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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