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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13:06

사랑이 머무는 풍경 (At First Sight) 리뷰2009/09/13 13:06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 있다. 사회의 통념이나 관습에 보조를 맞추어 획일성을 가져야 한다는 가치가 팽배하기 때문에, 이 영화의 주인공 버질과 에이미의 사랑은 영화니까 가능한 얘기라고 단정해버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화이다. 에이미의 친구들도, 버질의 누나도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한다. 왜냐하면 버질(Virgil)은 시각장애인이었고 에이미(Amy)는 잘 나가는 뉴요커 건축가였기 때문이다.  
사랑이 머무는 풍경
감독 어윈 윙클러 (1999 / 미국)
출연 미라 소르비노, 발 킬머, 켈리 맥길리스, 스티븐 웨버
상세보기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스트레스가 누적된 에이미는 동료의 권유로 휴양을 떠난다. 그 곳에서 버질에게 마사지를 받는다. 버질은 기계적이 아닌, 지친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하고, 에이미는 그의 배려를 담은 손길에 감동하여 울먹인다. 손길로 마음을 통(通)할 수 있을까? 당연히 마음을 교감할 수 있다…


에이미는 마사지를 받는 동안에는 버질이 시각 장애인인줄 몰랐던 상태였다. 그래서 편견없는 내면의 '사랑'이 싹틀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동네를 함께 거닐며 데이트를 하는 도중 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에이미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안목을 느끼게 된다. 버질과 함께 눈을 감고서 몸으로, 느낌으로 만나보았던 비는, 이전까지 알았던 것과 전혀 다른 '비'의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자, 에이미는 버질의 눈을 뜨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에이미는 버질이 가장 바라는 것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켜하지 않던 버질과 약간의 갈등을 겪게 되지만, 에이미를 위해서 버질은 수술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된다.

 

눈을 떠 만나게 된 새로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는 세계가 아니었다. 즉 ‘회색인간의 비애’가 시작된다.

(흰 색도 검은 색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서 더 고통받는 부류를 상징하는 의미의 회색인간을 뜻한다)

장님이라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더 기대하지 않고 받아주었죠.

에이미도 무의식적으로 버질에게 완전함을 요구한다.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환경에의 적응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리에 반응하여 피할 수 있었던 차를 눈으로 반응하여 피하는 것도, 글을 눈으로 읽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도 모두 버질에게는 힘겨운 현실이었다. 조급해지고 신경질적이 되고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대하게 된다. 

 

 

세상을 볼 수 있는 정확하고 밝은 눈을 가졌지만, 오히려 마음으로 보았던 눈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적응을 돕던 의사는 이러한 현살을 ‘정신적 맹인’의 상태라고 했다. 오히려 에이미에 대한 배려심이 없어지고, 질투를 하게 되고, 의심하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갈등이 증폭되기도 한다. 이별의 수순을 밟을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다가 둘은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서로를 보듬게 된다.


그러나, 버질이 세상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은 그리 오랜시간은 아니었다. 수술의 부작용 때문에 그는 다시 어쩔 수 없는 시각장애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에이미에게 이별을 고하고 짐을 싸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된다. 시각장애인이었을 때는 자신있게 데이트 신청을 했던 그였지만, 오히려 눈을 떠 세상을 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한 자신감은 가질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잃은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위해 일생을 희생하고 있었던 누나의 생을 돌아보게 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누나를 찾아가 누나는 나 때문에 시각장애인의 인생을 살았다며, 누나의 인생을 찾으라고 말하면서 고마움을 표한다. 버질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현하는 영문이 I love you from the bottom of my soul 였다.

 

버질이 잠깐동안 보았던 세상에 대한 느낌은 어떠했을까?

보게 된 것이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정말 많은 걸 보았죠.
아주 아름다운 것도 있었고, 무서운 것도 있었고, 이젠 잊어버린 것들도 있습니다.
전 지금이 눈이 보일 때보다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나 타인, 생의 참된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암흑 속에서 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건 수술로는 고칠 수 없는 것이죠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보게 되면 정말 많은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건 눈이 없어도 될 것입니다.

맹인견과 산책을 하고 있던 어느날, 에이미가 찾아온다. 그리고 버질에게 완성하지 못했던 조각상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나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했어. 괜찮은 것 같아" . 『도덕경』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가르침과도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의식하고 의욕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움을 벗어난 것이다. ‘마음이 이끄는 그 편안함을 따르는 것이 곧 도(道)’라고 하였다. 예전에 완성하지 못했던 조각상은 에이미가 이목을 의식하고 자신의 욕심으로 채울려고 했기에 완성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에이미가 버질을 다시 찾아온 이유는 애초에 그가 시각장애인임을 몰랐기 때문은 아닐까? 첫 눈((At first sight)에 반했던 이유가 그의 드러난 모습 때문이 아니라 마음으로 반했던 까닭임을 느꼈기 때문이며, 사랑은 의식적인 모든 통념을 버리고, 가슴이 이끄는 대로 따르면서 느끼는 신성한 내면의 울림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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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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