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학문 중 하나가 심리학이다. 사람의 마음을 마치 기계부품처럼 획일적으로 정리하려 한다는 느낌도 싫고, 그 성과를 통해 사람 마음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생기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인용되어 있지만, 와슨(Wason)처럼 심리적 성과를 통해 '공포를 유발하여 수요를 창출'하는 상품광고에 이용하는 그러한 행태를 싫어한다. 또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도구로 이용한다는 것도 싫다. 돈을 주고 사람들을 실험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 ||||||||||||
그러나, 『설득의 심리학』이라든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심리학 교양서는 굉장히 유명해져서 심리학에 관심이 적은 나도 제목을 기억하고 있다. 유행에 따라가지 않으면 뒤쳐지는 느낌을 받는 심리 때문에, 관련서적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최근에 별로 읽을만한 책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나는 신간은 잘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10년 정도 되었지만 여전히 발행되고 있으며, 팔리고 있는 책을 선호한다. 최소의 투자로 최고의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학습효과 때문일까? 신간은 오타를 비롯하여, 쇄를 거듭하여 발행된 책보다 완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장기 베스트셀러를 뒤로 하고 더 비싸고 신간인 『심리학 오디세이』를 선택한 것은 '위즈덤하우스'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큰 이유였다. '위즈덤하우스'의 책은 신간이라도 거의 오타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튼튼한 제본과 양질의 종이가 만족감을 주었다는 기억 때문이다. 역시 이 책 『심리학 오디세이』도 꼼꼼히 읽는 나의 독서습관에도 불구하고 오타를 찾지 못했으며 양질의 종이와 제본은 일품이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일 것이다. 우선 저자가 심리학 박사이다.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고 하지만, 역시 먹물(?)의 흔적은 느껴진다. 길게 늘여진 글은, 소위 글쟁이라면 좀 더 간명하게 압축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종종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봐서는 충분히 훌륭하며 만족스러운 책이다.
책은 일반적으로 튜토리얼(tutorial)류와 레퍼런스(reference)류로 분류하곤 한다. 한 번 독서로 충분한 책(튜토리얼)과 늘 수시로 반복하며 참고하는 책(레퍼런스)으로 분류하곤 하는데, 사전 같은 책이 레퍼런스라면, 보통의 단행본들은 거의가 튜토리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레퍼런스(reference)의 역할도 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심리학 이론을 충실하게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아마, 이 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인용하거나 복습하기 위해서 여러 번 반복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과학은 완벽한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기존 이론을 뒤집고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여 검증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기에 사람의 심리가 '반드시 그렇다'라는 꽉 막힌 지식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보편적으로 이러한 ‘대중심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교양과 상식 차원으로 독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나의 생각은 사람의 마음은 기계부품처럼 획일적인 하나의 틀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심리학적 많은 검증이 문화, 역사, 인종, 계층을 초월하여 진행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집단을 표본으로 하고 있으며, 그럴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외국의 연구성과보다는, 「한국적 문화 속에서의 한국인」의 심리를 논해보는 것이 우리가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참선요가 -기초편- (0) | 2010/02/21 |
|---|---|
| 오늘이 보이는 세계사 : 프랑스인의 당돌한 역사 읽기 (0) | 2010/02/05 |
| 심리학 오디세이 (0) | 2009/09/27 |
| 버킷 리스트 (The Bucket List)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0) | 2009/09/20 |
| 사랑이 머무는 풍경 (At First Sight) (0) | 2009/09/13 |
| 돼지가 있는 교실 ( School Days With A Pig ) (0) | 2009/09/11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