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頣 貞吉 觀頣 自求口實
【初九】舍爾靈龜 觀我朵頣 凶
【六二】顛頣 拂經 于丘 頣 征 凶
【六三】拂頣貞 凶 十年勿用 无攸利
【六四】顛頣 吉 虎視眈眈 其欲逐逐 无咎
【六五】拂經 居貞 吉 不可涉大川
【上九】由頣 厲 吉 利涉大川

  "군자는 말은 더디게 하고 행동은 부지런히 한다”[논어 제4편 이인 제24장], "옛사람들이 쉽게 말하지 못했던 이유는 행하지 못할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다[논어 제4편 이인 제22장]"등등, 공자께서 말에 대해 언급한 것은 논어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PR시대가 되고 방송과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말 잘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이(頣)는 턱을 제대로 쓰는 것을 말하니, 말을 잘 가려 하는 것을 뜻한다.

 

頣 貞吉 觀頣 自求口實
말을 가리면(頣) 끝까지 길하니(貞吉) 말로 인한 여파를 헤아려(觀頣) 그 말이 결실을 맺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自求口實)
  공자께서 “큰 길에서 듣고 작은 길에서 뱉어버리는 것은 도덕을 버리는 것이다”[논어 제17편 양화 14장]라고 하셨다.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이라 그런지 껍데기를 주워듣고는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여기고, 심지어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舍爾靈龜 觀我朵頣 凶
영적인 거북이 떠나게 됨은(舍爾靈龜) 자기의 늘어진 턱을 고려해 보면(觀我朵頣) 알 수 있을 것이니, 입 단속을 못한 까닭이라 흉(凶)하다
.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거북의 등껍데기로 점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거북은 북방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했다(현무). 이 신령스런 거북이 떠나가는 이유는 턱이 늘어져 입을 닫지 못할 정도로 떠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입은 재앙의 근원이라 하였다.

 

顛頣 拂經 于丘 頣 征 凶
턱이 뒤집혔는데(顛頣) 도리가 곡해되고 있다고(拂經) 언덕에 올라(于丘) 말하고자 하니(頣) 그렇게 나아가면(征) 흉(凶)하다.

  턱이 뒤집혔다는 것은 조리 있게 말을 잘 못하는 것이다. 경전의 훌륭한 뜻을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모인 언덕에서 바른 뜻을 전하고자 하지만 흉하다. 왜냐하면 언덕 위에 모인 군중은 쉽게 흥분하니 말재주로 선동하기가 쉬운 만큼 돌을 맞기도 쉽기 때문이다. 웅변력이 없으면서도 사람들을 말로써 바른 도리로 이끌려고 하는 것이니 흉하다.

 

拂頣貞 凶 十年勿用 无攸利
입단속은 끝까지 하지 못하면(拂頣貞) 흉(凶)하다. 십년을 잘 참았더라도(十年勿用) 유리할 것이 없다(无攸利).
  비밀을 지켜준 시간이 하루이거나 10년이거나 결국 뱉어버리면 똑같이 흉할 뿐이다. 말이 퍼지는 속도는 번개보다 빨라서 따라잡지 못하니 "한마디 말(言)이 이미 나오면 네마리 말(馬)로도 따라가기 어렵다"[논어 제12편 안연 제8장]고 하였다. 친부모가 아니라는 비밀을 10년을 잘 지켜주었더라도 입단속을 못하고 뱉어버리면 10년을 참아 주었다고 유리할 것이 없다.

 

顛頣 吉 虎視眈眈 其欲逐逐 无咎
오히려 턱이 뒤집히는 것이(顛頣) 길(吉)하다.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처럼 때를 잘 가리고(虎視眈眈) 말하고자 하는 바가 순수하여야(其欲逐逐) 허물이 없기(无咎) 때문이다.

  턱이 뒤집히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말을 조리있게 잘 하는 웅변력이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웅변력이 없음에도 오히려 길(吉)한 이유는 말재주가 부족하니 급하게 말할 수도 없고 사람들이 귀 기울어 들어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말은 호랑이가 먹이를 잡듯 때를 잘 가리고 살펴서 순수한 마음을 다해 뜻을 전하려고 해야 허물이 없는데, 말재주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서두르고 급하게 말을 뱉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공자께서도 “말은 잘해서 무엇 할 것인가? 말만 잘할 뿐이라면 미움만 받게 될 뿐이다”[논어 제5편 공야장 제5장]라고 하셨다.

 

拂經 居貞 吉 不可涉大川
도리가 어긋나 있어도(拂經) 끝까지 멈추어 있는 것이(居貞) 길(吉)하니, 큰 내를 건너듯 과단하게 나아감은 불가하다(不可涉大川)
  말재주가 있어도 오히려 멈추는 것이 길하니, 말로서 사람을 감화시켜 경전의 바른 도리를 깨닫게 하기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공자께서는 말이 행동을 넘어서는 것을 엄히 경계를 시켰다. "스스로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저절로 명령하지 않아도 따르고, 몸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논어 제13편 자로 6장]고 하셨으니, 진정으로 바른 도리를 전하려고 하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이로울 것이다.

 

由頣 厲 吉 利涉大川
입을 단속한 까닭에(由頣) 위태로울 수도 있으나(厲) 길(吉)하다. 큰 내를 건너듯 과단하게 고집해야 이롭다(利涉大川)
  입을 잘 단속한 까닭에 위태로울 수도 있으니 즉, 외롭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역은 끝까지 입을 잘 단속하는 것이 길하다고 한다. 재미를 위한 어울림은 입이 가벼운 사람이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하고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입이 무거운 사람과 어울리려고 할 것이다. 물론, 입이 무거운 사람과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은 다르다. 때와 장소를 잘 헤아려 말하는 사람이 입을 잘 단속하는 사람이다. 공자께서 “말 할 때가 되지 않았는데 말하는 것을 교만이라 하고, 말할 때가 되었는데 말하지 않는 것을 숨기는 것이라 하고, 안색과 상황을 살피지 않고서 말하는 것을 맹목이라고 한다”[논어 제16편 계씨 제6장]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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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