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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初六】艮其趾 无咎 利永貞
【六二】艮其腓 不拯其隨 其心不快
【九三】艮其限 列其夤 厲 薰心
【六四】艮其身 无咎
【六五】艮其輔 言有序 悔亡
【上九】敦艮 吉

  간(艮)괘는 멈춤을 뜻하는 괘다. 멈추지 않고 쇠퇴하지 않는 것은 없다. 성장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멈추지만 간(艮)괘는 그러한 자연적인 멈춤이 아닌 사람의 멈춤을 말한다. 앞의 진(震)괘가 하늘의 도(道)를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었으니, 간(艮)괘는 그 하늘의 도(道)를 본받는 사람은 언제 어떻게 멈추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너무 일찍 멈추어도 늦게 멈추지도 않아야 하며 단번에 멈추지도 말아야 한다. 성장이 언제 멈추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완만한 경사를 타고 내려가듯이 하여야 한다. 그래서 간 괘는 31번째 함(咸)괘처럼 부부관계를 예로 들어 멈춤의 도(道)를 이야기하고 있다. 즉 멈춤이 나 혼자만의 일로서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 조화로움을 찾아 편안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멈춤이어야 할 것이다.

 

艮其背 不獲其身 行其庭 不見其人 无咎
그 등에서 멈추고(艮其背) 그 몸을 붙잡지 않았기에(不獲其身) 그 뜰을 지나도(行其庭) 그 사람을 알아 볼 수 없으니(不見其人) 허물이 없다(无咎)
  등에서 멈추고 그 몸을 붙잡아 뒤돌아보게 하지도 않았으니 서로가 일면식도 없는 것이다. 그 뜰을 지나도 그 사람인지 알아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애초에 아무런 나아감이 없는 멈춤이었으니 그런 멈춤이라면 아무런 허물이 있을 수 없다. 이러한 멈춤은 근원적(元)인 멈춤이며 혼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멈춤이다. 만남이 없으면 이별이 생길 여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애시당초 멈출 생각이었다면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艮其趾 无咎 利永貞
그 발에서 멈추니(艮其趾) 허물이 없고(无咎) 이로움이 끝까지 지속된다(利永貞).
  함(咸)괘에서 부부관계를 통한 교감은 엄지발가락부터 시작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그 발에서 멈추는 것은 아주 초창기에 멈추는 것을 말한다. 아주 초기에 멈춘 것이므로 내적으로 허물도 없고 그 이로움이 끝까지 지속된다. 시작은 하였지만 시작하지 않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艮其腓 不拯其隨 其心不快
그 종아리에서 멈추니(艮其腓) 그 따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여(不拯其隨) 불쾌하다(其心不快).

  그 종아리에서 멈추니 이미 반쯤 나아가다 멈춘 것이다. 내가 멈춤으로써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게 되는 단계가 되었으니 이미 멈춤이 나만의 일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이 불쾌한 것은 당연하다. 이제는 조화로운 멈춤을 찾아야 한다. 함(咸)괘에서는 종아리에서 멈추는 것은 길하다고 했는데, 함괘에서 말하는 멈춤은 단순히 종아리의 애무를 멈추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의 멈춤은 전체적인 부부관계를 멈추는 것을 말한다.

 

艮其限 列其夤 厲 薰心
그 허리에서 멈추니(艮其限) 등살을 찢는 고통이고(列其夤) 위태롭고(厲) 애가 탄다(薰心)

  종아리에서 멈추는 것은 멈추어야 할 단계를 지나친 것이지만 그 허리에서 멈추는 것은 멈추지 말아야 할 단계까지 와서는 멈추는 것이다. 등살을 찢는 고통이며, 위태로움이며, 애태움이다. 전혀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조화로움 없는 멈춤이다. 자연은 거칠지가 않다. 산이 갑자기 우뚝 서 있지도 않으며 대낮이 끝나도 사람들이 놀랄 만큼 거칠게 멈추어 어둠을 두렵게 하지는 않는다. 조화의 법도는 거친 것을 거부하고 상호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艮其身 无咎
그 몸을 붙잡고 멈추니(艮其身) 허물은 없다(无咎).
  허리까지 진행이 되었다면 관계를 끝내고 그 몸을 안아주며 멈추어야 하니 그래야 허물이 없다. 함(咸)괘에서 ‘관계가 끝난 후 등살을 애무함으로써(咸其脢) 후회가 없다(无悔)’고 하였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예 시작을 하지 않던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초창기에 멈추어야지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면 그 일은 마무리를 하고 멈추어야 한다. 배려심을 멈추지는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艮其輔 言有序 悔亡
그 뺨에서 멈추어(艮其輔) 입술을 조리있게 움직이니(言有序) 후회가 없다(悔亡).

  함(咸)괘에서 뺨과 혀를 애무함으로써 끝내는 부부관계의 마지막을 설명한 것과 같은 의미이다. 여성은 반복적으로도 다시 흥분을 느낄 수 있어 남성처럼 곧 몸과 마음도 허무감으로 돌아가지는 않기에 나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으로 마감을 하는 것이다. 완만한 경사로 평지와 이어지는 편안한 조화로움이다.

 

敦艮 吉
도탑게 멈추니(敦艮) 길(吉)하다.
  함(咸)괘에서 말했듯이 성(性)은 단순한 욕정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교감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가벼운 입맞춤으로 도탑게 마무리를 하고 멈추어야 길(吉)한 것이다. 그래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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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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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 吉 有攸往 夙 吉
【初六】无咎
【九二】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六三】負且乘 致寇至 貞 吝
【九四】解而拇 朋至 斯孚
【六五】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上六】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해(解)괘는 술술 풀리는 것이다. 우레가 진동하고 비가 쏟아지는 괘상이니 곧 메마른 세상이 촉촉하게 적셔지고 있는 것이다. 앞의 건(蹇)괘는 시간이 주는 시련이며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시련이라고 했었다. 이제 시간이 도래하여 반대의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니 그것이 곧 해(解)이다. 건(乾)괘에서의 용이 비상하여 하늘을 날고 있는 것(飛龍在天)과도 같다. 건(乾)괘에서 그러한 전성기가 도래하면 마땅히 도와준 사람에게로 나아가야한다(利見大人)고 하였는데, 마찬가지로 해(解)의 시기에도 사람에게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 吉 有攸往 夙 吉
술술 풀릴 때(解)도 힘들지만 바른길이 이롭다(利西南) 갈 곳이 없다면(无所往) 되돌아와도(其來復) 길(吉)하다 시간이 지나면(有攸往) 곧(夙) 길(吉)해 진다.
  어려웠던 시기 건(蹇)의 시기와 마찬가지로 풀리는 해(解)의 시기에도 역시 힘들더라도 바른길을 가야 한다고 한다. 바른 길을 가는 것은 상황과 환경에 의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갈 곳이 없다면 그 이유는 어려웠던 시절부터 바른 곳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해(解)의 시기의 시작은 우레가 진동하고 비가 쏟아지는 것에서 시작을 한다. 상황이 반대로 꺾이는 것은 반드시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벼락이 치고 비가 쏟아지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오래지 않아 우레와 비가 그치고 세상이 촉촉해질 것이니 시간을 기다리면 곧 길하게 된다.

 

无咎
술술 풀릴 때는 허물 될 것이 없다(无咎)

  시간이 지나 우레와 비가 그치고 대지가 촉촉히 적셔진 상황을 말한다. 아무런 허물 될 것이 없다.

 

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사냥을 하면 여우 세마리를 얻고(田獲三狐) 황금 화살촉도 얻게 될 것이니(得黃矢) 끝까지 길하다(貞吉)
  여우는 영리한 짐승이라 한 마리를 잡기도 힘드는데, 세 마리를 잡은 것만해도 큰 성취이지만 그 몸 속에 박혀있는 황금 화살촉까지 얻었으니 정말로 술술 풀리는 시기를 만난 것이다. 그러나 술술 풀리는 시기라도 가만히 기다린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사냥을 나가야 그러한 성취를 얻을 수 있다.

 

負且乘 致寇至 貞 吝
짐지고 수레를 타면(負且乘) 도적을 불러들여(致寇至) 끝까지(貞) 어려워진다(吝).

  잡은 여우와 황금 화살촉을 빼앗길까 두려워 짐을 수레에 내려놓지 못하고 몸에 짐지고 수레를 타는 것이니, 반드시 도적을 불러들이게 된다. 독차지하려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만나는 도적(근심)이다. 공자께서 "없으면 얻으려고 근심하고, 얻고 나서는 잃을까 근심하니, 잃을까 근심하면 못할 짓이 없게 된다"[논어 제17편 양화 제15장]고 하셨다. 잃을까 걱정하는 근심만 늘어난 것이니 곧 도적을 만나 끝까지 어려워지게 되는 까닭이다.

 

解而拇 朋至 斯孚
풀려도(解而) 엄지발가락으로 시작해야(拇) 벗이 찾아와(朋至) 뜻을 함께 한다(斯孚).
  엄지발가락으로 시작함은 함(咸)괘에서 부부관계로 마음을 교감하려 할 때 엄지발가락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즉 매사에는 순서가 있고 원형리정의 순차적인 변화를 겪어 열매가 맺히는 법이니, 풀리기 시작했다고 조급하게 바로 열매를 맺으려고 하지 말고 차근차근히 순서를 밟아 나가라는 가르침이다. 먼 곳을 가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부터 출발해야 한다.

 

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군자(君子)는 풀릴 때를 지탱할 수 있어야(維有解) 길(吉)하니 소인에게 뜻을 두어야 한다(有孚于小人)
  군자는 소인을 위해서 그 풀리는 기운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군자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술술 풀린다고 자기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인들을 부유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공자께서 "군자는 의로움에 기뻐하고 소인은 이로움에 기뻐한다"[논어 제4편 이인 제16장]고 하셨으니 마땅히 군자는 소인을 이롭게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군자가 의로움을 추구하여 기쁨을 얻는 것이다.

 

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공개적으로(公) 높은 성벽위의 독수리를 쏘아도(用射隼于高墉之上) 그것을 잡을지니(獲之) 이롭지 않음이 없다(无不利).

  높은 성벽위에 있는 독수리는 지위가 높은 흉수이다. 그 독수리에게 쏘겠다는 공개를 하고 쏘아도 잡을 수 있는 까닭은 군자로서 의로움을 추구하여 백성들의 신임을 얻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고, 흉수는 피할 곳이 없어진다. 술술 풀리는 시기는 사람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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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