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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구작자(瞿鵲子)가 스승 장오자(長梧子)에게 물었다[瞿鵲子問乎長梧子曰:]
”제가 공자로부터 들었는데[吾聞諸夫子]
성인은 일을 좇아 일처럼 여기지 않고[聖人不從事於務]
이로움을 취하려 하지 않고[不就利] 해를 피하려고 하지 않고[不違害]
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不喜求] 도에 따르려 하지 않고[不緣道]
말을 하지 않고서 말함이 있고[無謂有謂] 말을 해도 말함이 없고[ 有謂無謂]
멀리 속세 밖에서 노닌다고 하였습니다[而遊乎塵垢之外]
공자는 허무맹랑한 말이라고 하였으나,[夫子以為孟浪之言]
저는 신묘한 도를 행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而我以為妙道之行也]
선생님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吾子以為奚若]”



장오자가 말했다[長梧子曰:]
그 말은 전설속의 삼황오제(黃帝)가 들어도 혼란할 것인데[是黃帝之所聽熒也]
공구(공자) 따위가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而丘也何足以知之]
그리고 자네도 너무 속단을 하고 있는걸세[且女亦大早計]
계란을 보고 새벽 닭이 울었다고 하는 것이나[見卵而求時夜]
탄피를 보고 새를 구워 먹었다는 것과 같네[見彈而求鴞炙]
내 자네를 위해 망령되이 말하는 것이니[予嘗為女妄言之]
자네도 망령이다 하며 들어주길 바라네[女以妄聽之]



그 성인은 해와 달과 짝하고[奚旁日月] 우주를 끼고서[挾宇宙]
만물과 하나되어 혼돈 속에 몸을 맡겨[為其吻合 置其滑涽]
천하고 귀한 것을 나눌 줄 모르네[以隸相尊]
세상 사람들은 헐떡거리지만[眾人役役] 성인은 멍청하듯 하며[聖人愚芚]
변치않고 순수한 하나로 합해가네[參萬歲而一成純]
만물도 다 그러해서[萬物盡然] 그렇게 합해간다네[而以是相蘊].



삶이 즐거움이, 내 어찌 미혹함이 아닌 줄 알겠는가[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
죽음이 싫은 것이, 내 어찌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돌아갈 줄 모르는 것이 아닌 줄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



여희는 애(艾)의 국경을 수비하는 관리의 딸이었네[麗之姬 艾封人之子也].
처음 진(晉)나라로 데려갔을 때에는[晉國之始得之也]
하염없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었지만[涕泣沾襟] 
진왕의 처소로 들어 잠자리를 같이 하고[及其至於王所 與王同筐床] 좋은 음식을 맛보고 나서[食芻豢]
그 후에는 지난날 울었던 것을 후회했다고 하네[而後悔其泣也].
그러니 죽은 이가 죽기 전에 살기를 바랐던 것을, 죽어서 후회하지 않을 것인지 내가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



꿈속에서 술 마시며 즐겨웠던 사람이[夢飲酒者] 아침에는 곡을 하며 울고[旦而哭泣]
꿈속에서 곡을 하고 울던 사람이[夢哭泣者] 아침에는 사냥을 나가 즐거워한다네[旦而田獵].
한참 꿈속에 있을 때는 꿈인 줄 알지 못하고[方其夢也 不知其夢也] 
꿈속에서 그 꿈을 차지하려 애쓰다가 깬 후에야 그것이 꿈이었음을 아네[夢之中又占其夢焉 覺而後知其夢也]
또한 완전히 깨어난 뒤에라야 그것이 진정 꿈이었음을 아네[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
그러나 어리석은 자들은 스스로 깨어있다 여기면서[而愚者自以為覺] 다 아는 체하며[竊竊然知之]
임금이네! 관리네! 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네 그려[君乎 牧乎 固哉]!



공구(공자)도 자네도 모두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네[丘也與女 皆夢也]
자네보고 꿈을 꾼다고 하는 나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네[予謂女夢 亦夢也]
나의 이런 말을 비상식적인 조궤(弔詭)라고 하네만[是其言也 其名為吊詭]
만세 후라도 이 뜻을 풀어주는 한 성인을 만날 수 있다면[萬世之後而一遇大聖] 
아침에 만났다가 저녁에 다시 만난 것처럼 정말 일찍 만난 것이라 할 수 있네[知其解者 是旦暮遇之也]



내가 자네와 논쟁을 한다고 해 보세[既使我與若辯矣]
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졌다고 하면[若勝我 我不若勝]
과연 자네가 옳고 내가 그른 것인가?[若果是也 我果非也邪]? 
내가 자네를 이기고 자네가 나에게 졌다고 하면[我勝若 若不吾勝]
과연 내가 옳고 자네가 그른 것인가?[我果是也?而果非也邪]?
어느정도 옳으면, 진쪽은 어느정도 그른 것인가?[其或是也 其或非也邪]
완전히 옳으면, 진쪽은 완전히 그른 것인가?[其俱是也 其俱非也邪]
나나 자네나 이것도 능히 모르는데[我與若不能相知也]
남이 또 어찌 판단하게 맡길 수 있겠는가[則人固受其黮闇]



우리는 누구에게 결정하게 할 수 있겠나?[吾誰使正之]
자네에게 수긍하는 이가 결정한다면[使同乎若者正之] 
이미 그와 자네가 같은 생각이니 어찌 바르다 하겠는가[既與若同矣 惡能正之]?
나에게 수긍하는 이가 결정한다면[使同乎我者正之]
이미 그는 나와 같은 생각이니 어찌 바르다 하겠는가[既同乎我矣 惡能正之]?
나와 자네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결정하라고 하면[使異乎我與若者正之]
이미 그는 나와 자네와 생각이 다르니[既異乎我與若矣] 그도 어찌 바르다 하겠는가[惡能正之]? 
나와도 자네와도 생각이 같은 사람에게 결정하라고 하면[使同乎我與若者正之]
이미 그는 나와도 자네와도 같으니[既同乎我與若矣] 어찌 바르다 하겠는가[惡能正之]
그러니 나나 자네나 제삼자나 마찬가지로 알 수가 없네[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
그러니 그 누구를 기다릴 것인가[而待彼也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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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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豫 利 建侯行師
【初六】鳴豫 凶
【六二】介于石 不終日 貞吉
【六三】盱豫 悔 遲 有悔
【九四】由豫 大有得 勿疑朋盍簪
【六五】貞疾 恒 不死
【上六】冥豫 成 有渝 无咎

  예(豫)는 코끼리(象)가 자신이 죽을 때를 알고 무덤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형성문자이다. 일반적으로 미래를 미리 아는 것을 뜻하지만, 주역에서의 예(豫)괘는 ‘죽을 때와 자리를 아는 것’을 의미하니, 곧 하늘이 생명을 세상으로 보내어 맡긴 임무를 뜻한다. 필부필부(匹夫匹婦)하는 소인의 사명은 만나서 아이 낳고 평범하게 먹고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고, 대인의 사명은 전체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하늘이 보통사람보다 뛰어난 재능을 부여한 이유를 그 재능을 사용해 공공을 위해 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나 현대에는 뛰어난 재능과 노력으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라고 한다.


豫 利 建侯行師
사명(豫)은 결실(利)을 맺는 것이니 제후를 세우거나 군사를 일으키는(建侯行師) 것처럼 큰 일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
  주나라는 천자가 큰 영토를 각 지역별로 제후를 세워 실질적 통치를 맡기고 조근, 군대파견 등의 구속을 통해 충성을 맹세 받는 형태의 통치체제였는데, 훗날 제후들의 세력이 너무 커져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여하튼 제후를 세우거나 군사를 일으켜 응징하는 일은 천자만이 할 수 있는 큰 일이다. 예(豫)는 제후를 세우는 것처럼 큰 뜻을 이루어 결실(利)을 맺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鳴豫 凶
사명을 떠벌리면(鳴豫) 흉(凶)하다
.
  삼국지를 보면 유비, 관우, 장비가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도원결의'를 한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뜻을 펼치며, 같은 날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죽자는 의로운 맹세였다. 그러나 농사꾼 행세를 하기도 하면서 품은 뜻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다. 유자께서는 “신의는 정의로움에 비추어 이행하는 것이다”[논어 제1편 학이 제13장]고 하셨으니, 곧 정의롭지 않으면 약속을 저버려도 된다는 말씀이셨다.

  유학에서는 꽉 막힌 원칙을 배격했다. 독립투쟁을 하던 의사들께서 동지들을 팔지 않고 “모른다”고 했던 것이 거짓말이라서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명을 숨기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잠용일 때 움직이려 해서는 안되니(潛龍勿用) 때가 도래하기 까지 숨죽이고 숨길 수도 있어야 한다.

 

介于石 不終日 貞吉
돌에 새긴 듯(介于石) 굳고 단단하게 맹세를 하고 종일(終日) 멈추지 않으면(不) 마침내 길하다(貞吉)
  때론 숨기고 때론 어려움을 겪더라도 사명을 돌에 새긴 듯 굳고 단단하게 유지를 하면 끝내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현실이 어려워도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종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건(乾)괘의 ‘종일(終日)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어두움을 경계하는 것(終日乾乾 夕惕若)’과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盱豫 悔 遲 有悔
턱을 치켜 들어야 할 만큼의 분에 넘치는 사명은(盱豫) 뉘우침이 있으리니(悔) 시간만 낭비하며(遲) 후회만 남길 것이다(有悔)
  토끼가 호랑이를 잡아먹으려 해서는 안되니, 하늘이 토끼로 세상에 보내었을 때는 토끼로 살면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자연의 조화에 따르라는 것이었다. 하늘이 사람을 분별하여 세상에 보낸 이유도 같은 뜻일 것이니 천명이 다르므로 턱을 치켜들어 분수를 지나치면 후회만 남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옛 시대는 ‘군주주의’의 시대였고, 그래서 공자께서도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였으나 천자의 지위를 탐내지는 않으셨다.

 

由豫 大有得 勿疑朋盍簪
사명을 다하려 한 까닭에(由豫) 크게 얻는 것이 있었다면(大有得) 도와준 친구를 의심하지 않아야 비녀를 꽂을 수 있다(勿疑朋盍簪).

  여인의 치장은 비녀를 꽂음으로써 완성이 되는 것이니, 도와준 친구를 의심하지 않아야 비로소 정점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얻으려 근심하고 잃을까 근심한다”[논어 제17편 양화 제15장]는 의미이니, 얻고 나서 잃을까 근심하여 도와준 친구까지도 의심하는 것을 경계하는 뜻이다. 건(乾)괘에서 용이 비상하는 전성기가 되었다고 은혜를 잊어버리지 말고 마땅히 은인과 함께 그 전성기를 누리라고 하는 것에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貞疾 恒 不死
마지막에 친구를 의심하게 되는 병이 생기면(貞疾) 계속되어(恒) 그 병통을 죽여 없애지 못하게 된다(不死).
  적과 동지가 하루 아침에 뒤바뀌는 경우를 역사에서 많이 목격하게 된다. 믿음이 사라지면, 부리던 자는 자신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되고, 따르던 자는 토끼를 잡고 나면 사냥개는 주인에게 삶아 먹힌다는 '토사구팽'을 염려하여 두려움에 떨기 마련이니, 그 병통을 없애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정(貞)은 죽음을 뜻하고 곧음을 뜻하고 완성을 뜻하고 끝을 뜻하기도 하니, 모두 죽음처럼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비녀를 꽂는 마지막(貞)에 생기는 친구에 대한 의심의 본질은 두려움일 것이다. 그렇게 정점에 이르러 생겨난 두려움은 없던 상태로 되돌아 가지 않는 이상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잃을까 근심하는 두려움"일 것이다. 

 

冥豫 成 有渝 无咎
어두운 사명(冥豫)이 성공할 수도 있으나(成) 변신을 해야(有渝) 허물이 없다(无咎).

  쿠테타도 때로는 성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사로운 이익과 영화를 위해 추구한 쿠테타(권력찬탈)라면 성공하여도 잠시일 뿐일 것이다. 공자께서 “사람이라면 마땅히 곧아야 할 것인데, 곧지 않은 사람은 요행히 재난을 면하고 있을 따름이다”[논어 제6편 옹야 제19장]고 하셨다. 바르지 못한 것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니, 정의가 결국은 승리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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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