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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妹 征 凶 无攸利
【初九】歸妹以娣 跛能履 征 吉
【九二】眇能視 利幽人之貞
【六三】歸妹以須 反歸以娣
【九四】歸妹愆期 遲歸有時
【六五】帝乙歸妹 其君之袂 不如其娣之袂良 月幾望吉
【上六】女 承筐无實 士 刲羊无血 无攸利

  귀매(歸妹)도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지만 앞의 점(漸)괘가 시집을 가는 여인의 입장인 것과는 달리 귀매(歸妹)는 시집을 보내는 입장이다. 매(妹)는 일반적으로는 누이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여식을 의미한다. 매(妹)는 여자(女)와 작은 나뭇가지(未)가 합쳐진 문자인데, 남자 형제의 입장에서 보면 누이가 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여식이 되기 때문이다. 혹은, 고대의 결혼풍습이 자매를 함께 시집보냈기에 귀매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하여간 시집을 보내는 것은 본성적으로 눈물을 흐르게 만들지만, 그래야만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기도 하다.

 

歸妹 征 凶 无攸利
여식을 시집 보내야 하나(歸妹) 강제로 나아가면(征) 흉(凶)하고 유리함이 없다(无攸利).

  여식이 혼기가 차서 시집을 보내야 하지만 사랑으로 금슬이 좋은 기러기 한 쌍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시집을 보내는 것이니 흉하고 유리함이 없는 것이다. 짝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주역은 3번째 준(屯)괘에서 만남에 애쓰지 마라고 하였고, 5번째 수(需)괘에서 귀인은 찾아온다고 하였다. 제 인연이 있는 것이다.

 

歸妹以娣 跛能履 征 吉
시집을 보내면 여동생을 딸려 보내야 한다(歸妹以娣) 절름발이가 잘 걸을 수 있음이니(跛能履) 그렇게 나아가야(征) 길(吉)하다.

  당시의 귀족들은 딸을 시집 보내면서 흔히 그 여동생이나 몸종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나이 어린 질녀나 여동생이나 몸종과 함께 시집을 보냈다고 하는데 이를 잉첩(媵妾)이라고 하였다. 낯선 집안으로 시집을 가게 되는 것이니 의지할 벗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을까? 순임금도 요임금으로부터 두 딸을 함께 얻었고 고대 중국사회에서는 잉첩이 흔한 일이였다. 아마도 정복시대에 남녀의 성비가 불균형을 이뤘던 까닭에 생겨났던 문화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眇能視 利幽人之貞
애꾸눈이 잘 보려는 욕심이면(眇能視) 끝까지 가두어두는 것이 이롭다(利幽人之貞).
  시집을 가려는 딸이 소위 '눈이 삔 것'이라서 말려야만 하는 결혼이다. 애꾸눈임에도 완벽하게 보고 있다고 과신을 하니 차라리 가두어두어야 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결혼도 있는 법이다. 고독해지고 적적해지는 것이 싫어 혼사를 막는 것이 아니다. 여식의 행복을 위해서 막는 것이니, 시집을 보내는 마음과 다르지 않는 마음이다.

 

歸妹以須 反歸以娣
시집 보내고 합방을 기다리게 하면(歸妹以須) 그 손아래가 될 것이다(反歸以娣).
  시집을 보내었는데 합방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딸려 보낸 여동생과 위치가 바뀌어 여동생의 손아래가 되어버릴 것이니 곧 하늘이 정해준 자매간의 지위가 인간의 맺음에 의하여 역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늘의 도를 거스르는 잘못은 합방을 기다리게 하였기 때문이다. 시집을 갔으면 몸과 마음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歸妹愆期 遲歸有時
혼기를 놓쳐 시집보내야 하니(歸妹愆期) 지체가 되었지만 그 때가 있으니(遲歸有時) 서둘지 마라.
  혼기를 놓쳤다고 조급하여 아무 곳에나 시집 보내려 하는 것은 잘못이다. 하늘은 늦게 맺는 열매도 일찍 맺는 열매도 있음을 알려주었다. 조급하게 서둔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니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하늘의 뜻이고 사람의 힘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帝乙歸妹 其君之袂 不如其娣之袂良 月幾望 吉
제을이 딸아이를 시집보내니(帝乙歸妹) 그 딸의 소매가(其君之袂) 그 여동생의 소매만 같지 못하다면(不如其娣之袂良) 임신이 되어야(月幾望) 길(吉)하다.

  군(君)은 여기서는 왕의 부인을 칭하는데, 역사적으로는 제을이 문왕에게 딸을 시집보낸 것을 말한다. 소매는 미색을 상징한다. 제을이 딸아이를 시집 보내는데 여동생보다 행색이 초라했다. 월기망(月幾望)은 9번째소축(小畜)괘와 마찬가지로 임신을 상징한다. 여동생과 함께 가는 시집은 때로는 절름발이가 잘 걸을 수 있는 도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손아래가 바뀌는 위협이 되기도 한다.

 

女 承筐无實 士 刲羊无血 无攸利
여인(女)이 알맹이가 없는 바구니로 받들고(承筐无實) 총각(士)이 양을 찔렀으나 피가 없으니(刲羊无血) 유리할 것이 없다(无攸利)
  옛 중국의 귀족들은 혼인시 종묘에 제물을 바치는 예를 행하였는데, 여자는 과일이 든 대바구니를 바쳤고, 남자는 칼로 양을 찔러 그 피를 바쳤다. 모두 자식을 바라는 의식이었다. 알맹이가 없는 바구니는 난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여인을 상징하고 총각이 피를 내지 못함은 정자를 생산하지 못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즉 결혼을 하였으나 자식을 볼 수 없는 그런 혼사를 말한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하여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그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더 낳기 싫어하는 부모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어 마음을 변하게 하려는 정책보다는, 정말 아이를 간절히 갖고 싶어하는데도 비용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을 주는건 어떨까? 재정이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든걸까?

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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漸 女歸 吉 利貞
【初六】鴻漸于干 小子 厲 有言 无咎
【六二】鴻漸于磐 飲食衎衎 吉
【九三】鴻漸于陸 夫征不復 婦孕不育 凶 利禦寇
【六四】鴻漸于木 或得其桷 无咎
【九五】鴻漸于陵 婦 三歲不孕 終莫之勝 吉
【上九】鴻漸于陸 其羽 可用爲儀 吉

  기러기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사람이 질투할 만큼 금슬이 좋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남자가 장성하여 혼기가 되면 박달나무를 직접 깎아 기러기를 조각하여 그 교훈을 가슴깊이 새기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 깎은 기러기 한 쌍을 들고 신부 집을 찾아가 혼인을 청하는 예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기러기는 짝을 찾으면 죽을 때까지 다른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새끼가 있으면 새끼를 키우며 살고 새끼가 없으면 따라 죽는다고 한다. 수컷 기러기는 아무리 먼 거리라도 날아가서 먹이를 구해오므로 멀리 떨어져 부양을 하는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요즘 같은 이혼이 빈번하고 불륜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새이기도 하다. 주역에서 말하는 점(漸)괘는 여인의 나아감을 뜻한다.

 

漸 女歸 吉 利貞
나아감(漸)은 여인이 시집가는 것(女歸)이니 길(吉)하고 끝까지 이롭다(利貞).
  주역은 여인은 시집을 가야 길하다고 한다. 사람의 상상력은 기발하기에 '처녀귀신'이 생겼던 것 같다. 죽어서 보니 가장 원통한 여인은 시집가서 남편과 아이와 함께하는 가정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여인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까닭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요즘시대에는 이혼한 사람들도 많고 독신자들도 많다.

 

鴻漸于干 小子 厲 有言 无咎
기러기가 물가로 나아가니(鴻漸于干) 어린자녀(小子)가 위태로워(厲) 말들이 있겠지만(有言) 허물은 없다(无咎).
  기러기는 사랑으로 맺어진 혼사를 하러 시집가는 여인을 뜻한다. 정략결혼이 아니기에 사랑을 상징하는 기러기인 것이다. 그런데 물가로 나아가는 것은 자신도 쉽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간 것이다. 자연히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가정 일에 소홀해질 수 있어 어린자녀가 위태롭고 말들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허물은 아니다. 사랑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鴻漸于磐 飲食衎衎 吉
기러기가 반석으로 나아가니(鴻漸于磐) 마시고 먹는 것이 풍족하여(飲食衎衎) 길(吉)하다.
  시집가는 여인이 경제적인 걱정을 전혀 할 필요 없는 부유한 곳으로 시집을 간 것이니 길하다. 부유한 곳으로 시집간 것 때문에 길한 것이 아니라, 금슬 좋은 기러기 한 쌍인데 부수적으로 경제적인 근심까지 없으니 길한 것이다.

 

鴻漸于陸 夫征不復 婦孕不育 凶 利禦寇
기러기가 뭍으로 나아가니(鴻漸于陸) 남편이 멀리 나가서 돌아오지 못하고(夫征不復) 부인은 임신해도 키우기 어려워(婦孕不育) 흉(凶)하다. 궁핍해도 도적을 막아야 이롭다(利禦寇).
  여인이 사랑의 마음으로 힘들고 곤궁한 곳으로 시집을 간 것이다. 기러기는 암컷이 알을 품는 동안 수컷은 주위를 경계하여 지키는 새이다. 그러나 암컷을 지켜주고 있기에는 경제적 형편이 되지 못하고 물고기를 잡아올 곳은 멀리 있어 쉽게 돌아오지 못하니 곧, 벌이도 시원찮은 것이다. 힘들고 고생스러운 곳으로 시집을 간 것이어서 외부에서 보기에는 흉(凶)하지만 궁핍할지라도 도적을 막으면 이롭게 된다. 도적은 바른 마음을 훔쳐가는 내면에 잠재한 악마이다. 미움이 생겨 원망하여 사랑의 마음을 잃는 것을 말한다. 그런 도적을 막아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결국은 이롭게 된다.

 

鴻漸于木 或得其桷 无咎
기러기가 나무로 나아가니(鴻漸于木) 혹 그 가지를 얻는다면(或得其桷) 허물이 없다(无咎).

  나무로 나아간 것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거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시작을 한 것이다. 그러나 나무로 나아갔으니 그 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그 가지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간 것이니 허물이 없다. 시작부터 지나치게 반석으로 나아간 기러기나 시작이 너무 초라한 뭍의 기러기보다는 쉽게 만날 수 있는 결합일 것 같다.

 

鴻漸于陵 婦 三歲不孕 終莫之勝 吉
기러기가 왕실로 나아갔으나(鴻漸于陵) 부인(婦)이 오랫동안 임신하지 못했다(三歲不孕) 그러나 끝내는 이기지 못할 것이니(終莫之勝) 길(吉)하다. 
  손을 보는 것이 귀한 왕실같은 엄청난 집안으로 시집갔으나 오랫동안 임신을 못하고 있다. 기러기는 강조한대로 금슬이 좋은 부부를 상징하니, 금슬이 좋기에 결국은 임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금슬이 좋은 부부는 하늘이 시샘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鴻漸于陸 其羽 可用爲儀 吉
기러기가 뭍으로 나아가나(鴻漸于陸) 그 날개짓을(其羽) 본보기로 삼을 만하니(可用爲儀) 길(吉)하다.

  위의 기러기 중에서 가장 가엾어 보이는 기러기는 뭍으로 나아간 기러기이다. 힘들고 고생스러운 곳으로 시집을 갔어도 그 어려움으로 인해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고(도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힘차게 날개짓을 하니 가히 그 사랑의 힘이 본보기로 삼을 만한 정도에 이르렀다. 곧 남편이 벌이가 힘들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힘찬 날개짓을 하겠다는 여인의 사랑이니 이겨내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고 한다. 좋은 일만 함께 하겠다는 사랑이 아니라 굳은 일도 함께 하겠다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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