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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6. 21:19

석과불식(碩果不食) 기타(其他)/명언(名言)2010. 2. 26. 21:19

  『주역』의 많은 명언중에서 손꼽히는 명언이 아닐까 합니다. 왠만한 국어사전에도 다 소개되어 있을 정도니까요. 이 명언의 출처가 『주역』의 23번째 괘인 박(剝)괘의 마지막 효사에 있습니다.

석과(碩果)의 의미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대체로 ① 큰 과실 ② 씨과실로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① 큰 과실은 다 먹히지 않는다 ② 씨과실은 먹지 않아야 한다는 크게 두가지 의미로 해석하는 편입니다.

 

제가 가진 국어사전을 다 찾아보니,

큰 과실을 다 먹지 아니하고 남긴다는 뜻으로, 자기만의 욕심을 버리고 자손에게 복을 줌을 이르는 말

이라는 해석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주역 해설가들은 오히려 ‘씨 과실은 먹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주역 박(剝)괘의 전체를 해석할 경우에 그렇게 해석해야 더 부드럽게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씨 과실을 ‘종자’라고 표현하면 더 쉽게 느껴질까요?  배가 고파도 종자까지 다 먹어버리면 종자가 싹을 틔워 번영을 이루는 내일의 희망이 사라집니다. ‘도박의 고수는 결코 종자돈을 걸지 않는다’는 말과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왕 버린 몸이라고, 갈데까지 가 보려는 것을 경계하는 가르침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마누라까지 팔아먹는 노름쟁이는 조무래기 도박사이지 않을까요?

 

큰 과실은 다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로 인용할 경우는 ‘큰 과실을 갉아 먹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없애지는 못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뛰어난 인물일수록 모함을 많이 받기 마련입니다. 위대할수록 비난이 거세기 마련입니다. 이기고 싶은 인간의 탐욕때문이겠지요. 그래도 결코 그를 죽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자’라는 인물의 사상은 약 2500년을 통하여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를 폄하하기 위해 온갖 비난이 난무했고, 때로는 그 이름에 편승하여 위작도 많이 만들어 졌지만 결코 공자를 죽일 수는 없었습니다. 석과(碩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날 그를 조롱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만, 저는 감히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백년이 흐르면 공자의 이름은 남아 있게 될지라도, 그를 조롱하며 세치혀를 놀렸던 사람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지나간 사람이 되어 버릴 것 같습니다.

 

종종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 의미로 인용되기도 합니다. 씨과실까지 없애버리는 것은 하늘의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늘은 의미없는 생명은 낳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과도 연결됩니다. 하늘은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을 주지는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이 종자를 없애지는 않지만, 사람은 종자를 없앨 수 있습니다. 즉, 포기하는 것을 경고하는 가르침으로 연결됩니다. 하늘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포기하는 것은 하늘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국어사전의 해설을 보니,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어집니다. 물질만능주의의 오늘날에는 가진 재물을 다 쓰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 부모의 마지막 도리라는 말이 떠 오릅니다. 자손에게 재물을 남겨놓는 것은 자손들을 다투게 하고 미운 감정을 생기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날의 시대가 어찌하여 그리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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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