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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의자가 효에 관해서 묻자 [孟懿子問孝]
공자 말씀하셨다 [子曰:]
-어김이 없어야 합니다 [無違]
번지가 수레로 모시자 공자 말씀하셨다 [樊遲御 子告之曰:]
-맹의자가 내게 효에 관해서 묻기에 어김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孟孫問孝於我 我對曰 無違]
번지가 물었다 [樊遲曰:]
-무슨 뜻인지요? [何謂也?]
공자 말씀하셨다 [子曰:]
-살아서는 예로 받들며, 죽어서는 예로 상을 치루고 [生, 事之以禮 死, 葬之以禮]
-예로 제사지내야 한다는 말이다. [祭之以禮]

 

   상상해보면 재미난 대화이다. 상황설명을 하자면, 맹의자는 노나라 군주(제후)를 업신여기며 군주(제후)만이 할 수 있는 예(禮)뿐 아니라 천자만이 할 수 있는 예(禮)까지도 행하던 노나라의 실권을 가진 3가중 한 명이었다. 그가 공자를 청해 효(孝)에 관해 물은 것이다. 추측건대, 공자는 더 자세히 물을 줄 알고 압축하여 얘기했는데 맹의자가 알아들은 척 하며 더 얘기를 들어주지 않은 것 같다.

  맹의자의 신하가 되어있던 제자 번지가 공자를 운전해서 바래다 주는데, 맹의자에게 전해주라는 의미로 번지와 대화를 하고 있다. 그냥 바로 얘기하면 될 것을, 굳이 번지가 질문하도록 유도하여 대답을 해 주는 공자가 재미있다. 호기심 많았던 번지도 맹의자처럼 변했을까 확인하려는 의도였는지, 묻기에 답해주는 것으로 체면을 세우고 싶어서였는지 그 속내는 물론 알 수 없다. 번지가 가볍게 질문을 하니, 기다렸다는 듯 열심히 설명해주는 공자는 정감이 가는 캐릭터이다. ^^

  이 장도 논어의 다른 대부분의 응답과 마찬가지로 효(孝)가 무엇이다는 일반원칙을 말한 것이 아니라, 맹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적해주는 눈높이 맞춤식 답변이다. 어쩌면 맹의자에게 ‘당신이 효를 행하고 싶으면, 예부터 바르게 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번지에게 주군을 그렇게 되도록 모시라는 가르침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논어는 상황을 상상할 수 밖에 없고, 궁금함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예(禮)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마음]이 근본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언급하였지만, 여기서는 형식을 따르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억지로라도 착한 행동을 반복하면 착한 마음이 생길까? 나쁜 행위를 반복하다보면 나쁜 마음이 생길까? 행위가 마음을 이끌수도 있다는 것이 유학적 사유이다. 그래서 예(禮)는 담고있던 마음이 외부로 표현되는 것임과 동시에, 마음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논어의 후반부쯤에서 조금 더 깊게 논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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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