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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4 제2편 위정(爲政) 제12장
공자 말씀하셨네 [子曰:]
-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君子不器]

 

   이 장은 '공야장'편의 자공과의 문답이 연상되어 웃음짓게 한다.

자공이 여쭈었다 - 저는 어떤가요?
공자 말씀하셨다 – 너는 그릇이지
자공(상한 기분으로)이 여쭈었다 – 어떤 그릇인데요?
공자 말씀하셨다 – 너는 제사에 쓰는 옥그릇이지

  자공을 골려주려고 농담을 한 것인데, 자공이 그릇이라면 어떤 그릇인지 따지듯 되묻는 까닭이 이 장에서 처럼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유학이 추구하는 사회는 역할을 분담하여 조화를 이루는 사회였다. 과거에 남자는 돈을 벌고 여자는 살림을 하는 것은 일을 분담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이름으로 나누어 할 일이 다르다고 하였으니 곧, 유학에서 말하는 명분론(名分論)이었다. 남편은 남편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그 이름값을 다 하라고 했다. 군자 역시도 군자다워야 한다.

  그런데 이 이름으로 나뉜 역할 분담을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나는 돈을 벌어오는 기계야?’ ‘나는 살림을 하는 기계야?’라고 불만이 생기게 된다. 그러니 조금 풀어서 ‘군자라는 이름은 도구(부품)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바꾸어도 될 것 같다.

  유학은 ‘쉬는 것’과 ‘일하는 것’도 중용(中庸)의 길을 찾아간다. 할 일이 없는 것, 더 이상 누구를 위해 필요없는 존재가 되는 것도 한 쪽으로 치우친 것으로 본다. ‘이제 당신이 필요없어. 당신 마음대로 살아도 괜찮아’라고 하면 완전한 해방감을 느껴 새처럼 자유로울까?

  이 장을 다시 말하면 ‘해야 할 (군자)의 도리에 즐거운 사명감을 느껴라’로 바꾸고 싶다. 유학의 실천행위는 남편의 도리를, 부모의 도리를, 자식의 도리를 의무감으로 억지로 이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당신의 남편일 수 있어서 고맙고, 내가 너의 부모일 수 있어서 고맙고, 내가 부모님의 자식일 수 있기에 고맙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가는 길이었다. 맹목적으로 믿게 만들어 공자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주입시키려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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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