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상견빙지(履霜堅氷至) 기타(其他)/명언(名言)2010. 2. 22. 14:00
곤(坤)괘의 처음효의 효사입니다. '서리를 밟고 얼음이 단단해 질 것에 이른다'는 뜻이며, 이러한 문리적 해석에 큰 논란은 없는 편입니다. 다만 그 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두고, '큰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인용하기도 하고, '모든 일은 반드시 그 조짐이 나타난다'는 의미로 인용하기도 하고, ‘나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안다’는 의미로 인용하기도 합니다.
「문언전」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고 자식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하루아침, 하루저녁에 갑자기 생겨난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쌓였던 것이다. 일찌기 해결하지 못한 까닭이다. 리상견빙지(履霜堅氷至)는 이러한 뜻이다.'
인도의 네루가 옥중에서 저술한 「세계사편력」에 보면 프랑스 혁명을 화산폭발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화산폭발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지의 심층부에서 오랜 세월에 거쳐 온갖 힘이 작용하여 화력이 모이고 지각이 그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비로소 거대한 화염을 품어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혁명의 힘도 사회의 심층부에서 오랫동안 배양되는 것이다.'
「중용」제 24장은 미신과 맹신을 가까이 하지 말라는 유학의 가르침과 배치되어 선비들에게 많은 의문을 낳기도 했습니다만, 반드시 조짐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지극한 진실의 경지에 이르면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니, 나라와 집안히 흥하려면 반드시 좋은 조짐이 있고, 나라와 집안이 망하려면 반드시 나쁜 조짐이 있어, 시귀(점치는 도구)에 나타나며 몸동작에 나타난다. 화와 복이 이르려 하면 좋은 일도 틀림없이 먼저 알고 나쁜 일도 틀림없이 먼저 아니, 지극히 진실하면 귀신과 같아진다.
사마광은 '성인은 멀리 내다보고 미세한 것도 신중히 대하지만, 대중의 식견은 가까이에만 미치므로 드러난 뒤에 대처하고자 한다'고 해설합니다. 보통의 사람에게 가장 많은 후회는 바로 이 때문에 생길 것 같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평소에 열심히 해 둘 걸’ 하는 후회없이 학창시절을 지나신 분들은 많지 않으시겠죠? 막상 몸이 아프고 나서야 건강에 힘쓰며,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려는 것이 바쁜 현대인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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