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渙 亨 王假有廟 利涉大川 利貞
【初六】用拯馬壯 吉
【九二】渙 奔其机 悔亡
【六三】渙其躬 无悔
【六四】渙其群 元吉 渙 有丘 匪夷所思
【九五】渙 汗其大號 渙 王居 无咎
【上九】渙其血 去 逖出 无咎

  환(渙)괘는 물이 거침없이 흘러감이니, 막힌 것이 풀어지는 것, 물꼬가 트임을 의미한다. 막히는 시기가 있다. 나의 잘못이 아니라 하늘이 막아놓은 것이니 곧 도리가 없어진 세상 36번째의 명이(明夷)의 세상을 만나 막혀있었던 것이다. 도가 무너진 명이(明夷)의 세상에는 은둔하여 자기수양을 하고 있으라고 하였다. 언젠가는 비가 그치는 법이니 반드시 맑은 날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환(渙)괘는 명이의 세상이 끝나고 거침없이 바른 도가 흘러넘치는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을 의미한다.

 

渙 亨 王假有廟 利涉大川 利貞
트여서(渙)는 형통하니(亨) 왕이 가서 제사 지낼 종묘가 있으면(王假有廟) 과감히 큰 강을 건너면 이로우리니(利涉大川) 끝까지 이롭다(利貞)

  꽉 막혀 있던 것이 트이는 것은 씨(元)로부터 바야흐로 싹이 트는 것이니 성장(亨)을 시작한 것이다. 왕이 제사 지낼 종묘가 있다는 말은 곧 전통이 있다는 말이니, 곧 씨(元)가 좋았다는 말이다. 좋은 씨가 비로소 싹을 틔운 것이니 좋은 결실을 얻을 것은 자명하다. 과단하게 강을 건너도 이롭다. 좋은 결실을 맺고(利) 마감(貞)할 수 있다.

 

用拯馬壯 吉
기운이 강한 말의 도움을 구하면(用拯馬壯) 길(吉)하다.
  용증마장(用拯馬壯)은 36번째 명이(明夷)괘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도가 무너진 명이의 시절에 왼쪽 허벅지에 활을 맞은 사람이 기운 센 말을 만나서 구원을 얻었다. 그 뜻은 도망가야 할 때는 센 기운으로 도망가라는 뜻도 담겨있다. 이제 술술 풀리는 환(渙)의 시기에도 기운센 말의 도움을 받아야 길하니, 도망을 가야 할 때도 나아가야 할 때도 기운이 왕성한 말처럼 힘차게 내달려야 한다는 뜻이다.

 

渙 奔其机 悔亡
트였으니(渙) 그 궤로 빨리 내달려야(奔其机) 후회가 없다(悔亡)
  말의 힘찬 기운으로 나아가야지, 시간을 지체하지 말라는 뜻이다. 궤(机)는 베틀이니 곧장 근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물고기보다 낚시대가 중하며, 삼베보다 베틀이 중하다. 기운이 강한 말을 타고 빨리 내달려 베틀을 차지하라는 말이다. 엉뚱한 길로 빠지지 말고 근본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渙其躬 无悔
그 몸이 거침없어야(渙其躬) 후회가 없다(无悔)
  그 몸이 거침이 없는 것은 꽉 막혔을 때 풀리는 시기를 대비하여 자기관리를 잘 해 둔 것을 말한다. 군자는 은둔하더라도 몸과 정신을 잘 가꾸어 풀리는 시기를 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몸을 망치고 정신을 망치는 사람은 때가 바뀌어 술술 풀리는 시기가 도래하였어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渙其群 元吉 渙 有丘 匪夷所思
무리를 이루어 거침없이 나아가야(渙其群) 근원적으로 길하다(元吉) 거침없이(渙) 언덕으로 모이는 것을(有丘) 오랑캐들은 생각하지 못한다(匪夷所思)
  오랑캐(夷)는 도가 무너진 명이(明夷)의 시기였기에 힘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집단을 뜻한다. 그래서 덕보다 힘을 숭상하는 무리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 힘이 통했던 까닭은 힘이 정답이였기 때문이 아니라 시기가 명이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즉 힘을 숭상하는 오랑캐들은 힘이 전부인 줄 알 것이니 덕이 힘을 꺾을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꼬가 트여 거침없는 때에도 혼자서는 도모할 수 없다. 무리를 이루어 나아가야 한다.

 

渙 汗其大號 渙 王居 无咎
막힌 것이 트이니(渙) 오랑캐들은 땀을 흘리며 크게 울부짖지만(汗其大號) 트였어도(渙) 왕이 자리를 지켜야(王居) 허물이 없다(无咎)
  힘만 숭상하던 오랑캐들이 전전긍긍(戰戰兢兢)하며 크게 울부짖고 후회를 하니, 때가 도래하였지만 왕이 제 자리에 위치하여 이끌어야 허물이 없다. 왕이 냉정을 잃고 선두에 서서 공격을 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다. 소위 두고보자는 식으로 가슴앓이를 하다가 트이니 냉정을 잃고 나아가는 것을 말함이다. 왕은 흔들리지 말고 흥분하지 말고 제 자리를 지켜야 한다.

 

渙其血 去 逖出 无咎
그 피가 거침없이 흐르며(渙其血) 지나가더라도(去) 멀리 멀어지면(逖出) 허물이 없다(无咎).
  오랑캐들이 죽어 그 피가 거침없이 흐르게 되니, 힘을 숭상하던 오랑캐들이라 큰 희생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생명의 다침은 참으로 안타까우나 시간이 멀리 지나가 먼 옛날 이야기가 되면 허물은 없어진다고 한다. 정의가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한 불가피한 희생이며 천명(天命)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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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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夬 揚于王庭 孚號 有厲 告自邑 不利即戎 利有攸往

【初九】壯于前趾 往 不勝 爲咎

【九二】惕號 莫夜有戎 勿恤

【九三】壯于頄 有凶 君子夬夬獨行 遇雨若濡 有慍 无咎

【九四】臀无膚 其行次且 牽羊 悔亡 聞言不信

【九五】莧陸夬夬 中行 无咎

【上六】无號 終有凶

  쾌(夬)괘는 악(惡)에 공정함(正)으로 맞서는 것을 말하며 의로움을 추구하는 결단이다. 공자께 은혜로 원수를 대하면 어떠한지 여쭈니, 공자께서는 “그러면 은인은 어떻게 대할 것인가? 공정하게 원수를 대하고 은덕으로 은인을 대해야 한다” [논어 제14편 헌문 제34장]고 하셨다. 공자께서는 동해보복(동일한 해로움으로 복수)으로 원수를 대하는 것 즉, 원수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수를 바름(正)으로 대해야 한다고 하셨다. 바름 곧, 의(義)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쾌(夬)이다.

 

夬 揚于王庭 孚號 有厲 告自邑 不利即戎 利有攸往

결단(夬)은 왕정에 알리는 것(揚于王庭)이며 신념을 부르짖는 것(孚號)이니 위태로움은 있겠지만(有厲) 고을에 숨어 외치면(告自邑) 적이 되어 맞서는 것이니 이로울 것이 없다(不利即戎) 시간이 지나가면 이롭다(利有攸往)

  악(惡)을 보고 방관하는 것은 악(惡)을 부흥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니 마땅히 의롭게 나서야 한다. 비겁하게 숨어서 외치면 그것은 충언이 아니라 대항하는 것이 되니 결실이 없다. 위태롭더라도 왕정에 올라 외쳐야 한다. 시간이 지나가면 이로우리니 결국은 정의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壯于前趾 往 不勝 爲咎

크고 강한 기운이 발 앞에 모여있어(壯于前趾) 그렇게 나아가면(往) 이길 수 없고(不勝) 허물만 남는다(爲咎)

  행동하기 위해 기운이 발에 모여있으니 혈기만 가지고 서두는 것이다. 용맹이 지나쳐 과격한 것을 말하니, 의로움을 펼치는 것이 무모함이 되지 않으려면 냉철해야 하고 냉정해야 한다.

 

惕號 莫夜有戎 勿恤

두려워서 호소하면(惕號) 밤을 틈타 급습을 할 것이니(莫夜有戎) 두려워하지 말라(勿恤)

  지나친 용맹과 반대로 지나치게 두려워서 부르짖는 것이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도적이 들었는데 두려워 울부짖으면 재물만 잃고 말 것을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생기는 법이다. 발 앞에 모여있는 과격한 용기도 모자라는 용기도 악(惡)을 바로잡을 수 없다.

 

壯于頄 有凶 君子夬夬獨行 遇雨若濡 有慍 无咎

큰 기운이 광대뼈에 있다면(壯于頄) 흉함이 있지만(有凶) 군자라면 결연히 홀로 가다가(君子夬夬獨行) 비를 만나게 되어도(遇雨若濡) 온기를 뺏기지는 않을 것이니(有慍) 허물이 없다(无咎)

  큰 기운이 광대뼈에 있는 것은 안색을 숨길 수 없어 의욕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견제를 받아 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군자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허물이 없을 것이다. 군자는 의로움을 따르는 자이니, 오히려 드러난 의욕을 보고 바른 사람들이 모일 것이기 때문이다. 드러난다고 해치려는 자만 모이는 것이 아니기에 온기를 완전히 잃지 않게 되는 것이다.

 

臀无膚 其行次且 牽羊 悔亡 聞言不信

엉덩이에 살이 없으니(臀无膚) 쉽게 나아가지 못한다(其行次且) 백성들을 이끌면(牽羊) 후회는 없겠지만(悔亡) 말은 들어주더라도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다(聞言不信)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앉아있으니 자리가 편하지 않아 엉덩이에 살이 없게 된 것이다. 백성들을 이끌 지위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그 지위에 걸맞는 능력은 없는 사람이다. 내적으로 후회는 없을지라도 신임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고 한다.

 

莧陸夬夬 中行 无咎

뭍에서 뛰어 노는 산양이 큰 결단을 내릴 때는(莧陸夬夬) 중용의 길을 가야(中行) 허물이 없다(无咎)

  뭍에서 뛰어 노는 산양은 민초들을 뜻한다. 위에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중용의 길을 가면 혁명이 되고, 중용을 벗어나면 반란이 될 것이다.

 

无號 終有凶

부르짖지 않으면(无號) 끝내 흉함이 있다(終有凶)

  의로운 줄 알면서 의로움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공자께서는 “안으로 살펴서 부끄러움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며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논어 제12편 안연 제4장]라고 하셨다. 생사(生死)는 천명(天命)이니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의로운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약한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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