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물론(齊物論) - 6 간상(赶上)/장자(莊子)2013. 1. 6. 16:54
이제 이것[此]에 관해 말을 해 보기로 하자[今且有言於此]
같은 종류와 함께 놓으면 알 수 없나?[不知其與是類乎]
다른 종류와 함께 놓으면 어떠한가?[其與是不類乎]?
같은 종류와 함께 놓으나 다른 종류와 함께 놓으나[類與不類]
서로 합하여 같은 한 묶음으로 하면[相與為類] 다른 것과 차이가 없다[則與彼無以異矣]
(한 남자를 남자속에서 ‘남자’로 함께 묶거나, 한 남자를 여자속에 넣어 ‘인간’으로 묶거나)
이처럼 비록 한단계 위에서 보면 나눠지는게 없다고 하더라도[雖然]
한번 말을 해 보기로 한다[請嘗言之]
처음이 있다는 것[有始也者]
처음이 있음은 처음이 아님도 있다는 것[有未始有始也者]
[처음이 있음과 처음이 아님이 있음]을 하나로 통틀어
그것도 아님이 있다는것[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
있다는 것이 있는 것[有有也者], 없다는 것도 있는 것[有無也者]
[있고 없음의 시작됨]이 없음도 있는 것[有未始有無也者]
[있고 없음의 시작됨이 없음이 있는 것]도 없는 것[有未始有夫未始有無也者]
그런데 어느덧 있음과 없음이 생겨있다[俄而有無矣]
있다고 하고 없다고 하는데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而未知有無之果孰有孰無也]
지금 나는 이미 말을 하였지만[今我則已有謂矣]
과연 내가 말한 것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겠다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 其果無謂乎]
세상에 가을의 짐승 털끝보다 더 큰 것이 없다하면[夫天下莫大於秋豪之末]
태산도 작은 것이 된다[而大山為小]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하는 이는 없다고 하면[莫壽於殤子]
8백년을 살았다는 팽조가 단명한 것이 된다[而彭祖為夭]
천지가 나와 더불어 함께 생겨있다 하면[天地與我並生]
만물도 나와 함께 하나가 되는 것이다[而萬物與我為一]
이미 하나가 되었다 했는데[既已為一矣]
그 하나된 것에 덪붙일 말이 있겠는가?[且得有言乎]?
이미 하나라고 말을 했는데[既已謂之一矣]
또한 덪붙인 말이 없었다 하겠는가[且得無言乎]?
하나인데 하나라 하는 순간 [하나]에 [하나라는 관념]이 더불어 둘이되고[一與言為二]
[둘]은 또 [둘 아닌 것]과 더불면 셋이되고[二與一為三]
이런식으로 계속 나아가면[自此以往]
아무리 훌륭한 계산으로도 끝을 헤아릴 수 없는데[巧歷不能得]
어찌 보통 사람이 셈할 수 있다 하겠는가[而況其凡乎]!
그러기에 [무]와 [유]는 [무에서 유로 변하는 진행]에 의해 셋에 이르는데[故自無適有以至於三]
[유]에서 [유]로 [멈추는 진행]이라고 해서 끝이 있겠는가[而況自有適有乎]
나아가는 진행없이[無適焉] 그대로 놓아둘 밖에[因是已]
본래 도라는 것이 잡을 수 없는 것이요[夫道未始有封]
말도 전부를 규정할 수 없는 것인데[言未始有常]
규정하려 하기에 다툼이 생긴다[爲是而有畛也] 그런 시비에 대한 말해보자[請言其畛]
왼편이다 하니 오른편이 있어야 하고, 윤리다하니 의로움이 있어야 하고[有左有右有倫有義]
구분된다 하니 따지는 것이 있어야 하고, 겨룬다 하니 경쟁이 있어야 한다[有分有辯有競有爭]
이를 다툼을 만드는 8덕(八德)이라고 말한다[此之謂八德]
4방향과 함께 위와 아래인 6합(六合)의 바깥은 [六合之外]
성인은 놓아두고 논하려 하지 않는다[聖人存而不論]
6합의 안에 있어서도[六合之內]
성인은 논하더라도 헤아리지는 않는다[聖人論而不議]
역사서적 『춘추』는 세상을 다스린 선왕의 뜻으로[春秋經世先王之志]
성인은 헤아려보았더라도 말로 따져내지는 않았다[聖人議而不辯]
그러니 나누는 것이란게 [故分也者] 나누지 않는 것이었고[有不分也]
따져보는 것은 [辯也者] 따져보지 않는 것이었다[有不辯也]
어째서 그렇다 말하나? [曰何也]
성인은 품어서 보듬지만 [聖人懷之]
세상사람들은 따져서 드러내고자 하기 때문이다[衆人辯之以相示也]
따라서 따져본다고 말은 하지만 [故曰辯也者]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有不見也]
무릇 참된 도는 헤아릴 수 없고[夫大道不稱]
참된 변론은 말이 없고[大辯不言]
참된 인에는 어짊이 없고[大仁不仁]
참된 청렴에는 겸손이 없고[大廉不嗛]
참된 용기에는 해치는 것이 없다[大勇不忮]
도를 드러내려 한다면 도가 아니게 되고[道昭而不道]
말로 따져내려 한다면 도달할 수가 없게 되고[言辯而不及]
인을 늘 그러하게 한다면 인이 아니게 되고[仁常而不成]
맑게 하려고 하는 청렴은 믿을 수 없게 되고[廉清而不信]
용기로 해치려 한다면 용기일 수 없게 된다[勇忮而不成]
이 다섯가지는 원만했으나 기울어져 모나게 된 것이다[五者圓而幾向方矣]
그러므로 알지 못함에서 멈출줄 알아야[故知止其所不知]
이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至矣]
누가 말이 없어야 말로 따지는 것인지 알 수 있겠는가[孰知不言之辯]?
누가 도가 없어야 도인 것을 알 수 있겠는가[不道之道]?
만일 능히 알 수 있다하면[若有能知]
이를 일러 자연이 생겨나는 ‘천부’라 할 것이다[此之謂天府]
아무리 들어부어도 다 차지 않고[注焉而不滿]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데[酌焉而不竭]
어째서 그러한지 알 수가 없으니[而不知其所由來]
이를 일러 빛을 감춘 ‘보광’이라고 할 것이다[此之謂葆光]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어 말하길[故昔者堯問於舜曰:]
“나는 종, 회, 서호를 정벌하고 싶네 [我欲伐宗膾胥敖]
임금이 되어 남면하고 있는데도 떨떠름하니[南面而不釋然]
어째서 그러할까[其故何也]?”
(이 세나라 때문이겠지?)
순이 말하길[舜曰:]
“그 세나라의 임금이라는 자들은[夫三子者]
오히려 쑥대밭 사이에 있는 것처럼 미천한데[猶存乎蓬艾之間]
폐하께서 떨떠름하다고 하시니 어째서겠습니까[若不釋然何哉]?
옛날에 열 개의 태양이 한꺼번에 나타나[昔者十日並出]
만물을 다 비추어 버린 적이 있습니다[萬物皆照]
지금 폐하의 덕이 그 태양들처럼 되고자 하는 것인가요[而況德之進乎日者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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