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물론(齊物論) - 7 간상(赶上)/장자(莊子)2013. 1. 6. 17:03
제자 설결(齧缺)이 스승 왕예(王倪)에게 물었다[齧缺問乎王倪曰:].
"선생님께서는 만물이 다 하나임을 아십니까?"[子知物之所同是乎]?
말씀하시길[曰:]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吾惡乎知之]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음은 아십니까?[子知子之所不知邪]?
말씀하시길[曰:]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吾惡乎知之]
"그렇다면 물(物)은 알 수 없다는 뜻입니까?[然則物無知邪]?
말씀하시길[曰:]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吾惡乎知之]
비록 그렇지만, 한번 말은 해 봄세[雖然 嘗試言之]
내가 안다 하는 것이 모르는게 아니다는 말이겠나?[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
내가 모른다 하는 것이 아는게 아니다는 말이겠나?[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
오히려 내가 시험삼아 자네에게 불어 봄세[且吾嘗試問乎女]
사람이 습한 곳에서 자면 척추가 무뎌져 죽게 되겠지만[民濕寢則腰疾偏死]
미꾸라지는 어떠한가[鰍然乎哉]?
사람이 나무위에 있게되면 벌벌 떨게 되겠지만[木處則惴慄恂懼]
원숭이는 어떠한가[猿猴然乎哉]?
사람, 미꾸라지, 원숭이 이 셋중에 누가 바른 곳을 아는건가?[三者孰知正處]?
사람은 가축을 먹고[民食芻豢] 사슴은 풀을 먹고[麋鹿食薦]
지네는 뱀의 사체를 맛있게 먹고[蝍且甘帶] 부엉이와 까마귀는 쥐를 즐기니[鴟鴉耆鼠]
이 넷은 누가 맛을 제대로 아는건가?[四者孰知正味]
원숭이는 원숭이와 짝을 짓고[猿猵狙以為雌] 고라니는 사슴과 어울리고[麋與鹿交]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노닐면서도[鰍與魚游]
모장과 여희는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하는데도[毛嬙麗姬 人之所美也]
물고기가 보면 물속으로 들어가 버리고[魚見之深入]
새가 보면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鳥見之高飛]
고라니와 사슴이 보면 급하게 달아난다네[麋鹿見之決驟]
이 넷은 누가 아름다움을 제대로 아는건가?[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
내가 볼 때에는[自我觀之]
인의를 경계짓고[仁義之端] 시비를 가르는 것은[是非之塗] 혼란하고 어지러우니[樊然殽亂]
어찌 내가 능히 따져서 알수 있겠는가[吾惡能知其辯]
설결이 물었다[齧缺曰:]
선생님이 이롭고 해로움을 알지 못하신다면, 지인도 역시 그렇습니까?[子不知利害 則至人固不知利害乎]?
왕예(王倪)가 답했다[王倪曰:]
지인은 신묘하다네![至人神矣]!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뜨거워 하지않고[大澤焚而不能熱]
황하와 한수를 다 얼려도 추워하지 않는다네[河漢冱而不能寒]
사나운 우뢰가 산을 다 파괴시켜도 상하지 않고[疾雷破山]
태풍이 파도가 몰아치게 해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네[飄風振海而不能驚]
그 같은 사람은[若然者] 구름의 기운을 타고[乘雲氣]
해와 달에 올라타서[騎日月] 사해의 바깥을 노닌다네[而游乎四海之外]
죽고 사는 것 조차도 자기를 변하게 할 수 없는데[死生無變於己]
이롭고 해로움의 경계를 따지려고 하겠는가[而況利害之端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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