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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旣濟 亨 小利貞 初吉 終亂
【初九】曳其輪 濡其尾 无咎
【六二】婦喪其茀 勿逐 七日得
【九三】高宗伐鬼方 三年克之 小人勿用
【六四】繻有衣袽 終日戒
【九五】東鄰殺牛 不如 西鄰之禴祭 實受其福
【上六】濡其首 厲

  기제(旣濟)괘는 이미 성취한 상태를 뜻하는 괘다. 앞의 소과(小過)괘에서 말한 모자람(小)과 지나침(過) 중에서 지나침(過)을 의미한다. 정상에 서면 내려가야 하고, 보름달이 차면 기우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변화의 이치이다. 내려가는 것을 거부하면 아름답지 못하다. 공자께서도 "노년기에는 기운이 쇠퇴하므로 지키려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논어 제16편 계씨 제7장]고 하셨다. 늙어서 오히려 탐하는게 많아져 노추(老醜)라고 욕을 먹기도 하는데 육순을 뜻하는 이순(耳順)처럼 귀가 순해져야 하니, 곧 기제는 욕심을 버려야 함을 뜻하고 그것이 중용임을 의미한다. 과(過)하면 덜어내고 모자라면(小) 채워주는 것이 천도(天道)이다.

 

旣濟 亨 小利貞 初吉 終亂
가진자(旣濟)가 더 성장(亨)하려 하면 좋은 결실을 맺고 마감을 하기가 어렵다(小利貞) 처음은 길할 수 있어도(初吉) 마침내 어지럽게 된다(終亂).
  기제자(旣濟者)는 이미 충분히 가진 자를 말함이다. 그런데 더 성장(亨)하고자 하는 것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까닭이다. 중용의 도에서 보면 과(過)한 것이니 좋은 결실을 맺고 마감할 수가 없다. 곧 은나라 주왕이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曳其輪 濡其尾 无咎
그 바퀴를 끌다가(曳其輪) 그 꼬리를 적셔도(濡其尾) 허물이 아니다(无咎)
  이미 이룬 것을 수레에 담아 옮기고 있다. 그 꼬리정도를 적시는 것은 허물이 없다. 이미 충분하기에 그 꼬리 정도를 적시어 조금 잃는 것은 허물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99석을 가진 부자가 없는 자의 1석을 빼앗아 100석을 채우려고 한다고 하였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커지는 것이 욕심이니 그것은 중용을 벗어난 것이다.

 

婦喪其茀 勿逐 七日得
부인이 그 머리띠를 잃어도(婦喪其茀) 쫒지마라(勿逐) 이레면 얻는다(七日得).

  머리띠(茀)는 머리(草)를 꾸미는 장식품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미 가진 본래의 미모(旣濟)가 있으니 그 장식품은 수레의 꼬리와 같은 소소한 것이니 탐하여 좆지 말라는 말이다. 7일은 음양오행이 한번 순환하는 것을 말함이니, 곧 시간이 흐르면 치장하지 않은 모습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뜻이다.

 

高宗伐鬼方 三年克之 小人勿用
고종의 귀방 정벌이(高宗伐鬼方) 삼년이 걸렸다(三年克之) 소인은 정벌하려 하지 마라(小人勿用).
  은(상)나라를 가장 부흥시킨 성군이었던 은(殷)나라 고종(高宗)이 귀방(鬼方)을 정벌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은(殷)나라는 이미 천하를 지배하였고 고종은 이미 천자였으나 귀방을 정벌하려 하였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큰 희생이 따른 것이었다. 이미 가진 기제자(旣濟者)였지만 욕심을 부린 것이니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나 성취는 하였으니 지나쳤어도 화를 당하지 않은 것은 대인(大人)이었던 고종의 높은 덕성 때문이었다. 그러니 소인은 그러한 지나침은 따르려 하지 말아야 한다.

 

繻有衣袽 終日戒
비단옷에 헝겊으로 기워 쓴 흔적이 있다면(繻有衣袽) 종일 경계를 하라(終日戒).

  이미 성취하고 이미 가진 기제자(旣濟者)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자는 비단옷에 헝겁으로 기워쓴 흔적이 있는 사람이다. 즉, 분수를 넘어 허세를 부리는 사람인데 오늘날로 비유하자면 벤츠를 살 형편은 안되지만 낡은 중고 벤츠를 구입해 타고 다니는 사람을 빗댈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마음은 욕심과 욕망이 넘치니 경계하라는 말이다. 기제자의 가진 것을 다 뺏으려 할 것이다. 가진 것이 많으면 도적을 만나기가 쉽다.

 

東鄰殺牛 不如 西鄰之禴祭 實受其福
동쪽 이웃나라의 소를 잡아 지내는 제사(東鄰殺牛)가 서쪽 이웃나라의 간소한 제사로 받는 복(西鄰之禴祭 實受其福)만 같지 못하다(不如).

  동쪽 이웃은 주나라를 말하고 서쪽 이웃은 은나라를 말한다. 동쪽 이웃은 덕을 이미 성취한 기제(旣濟)의 나라이고, 서쪽 이웃은 물질을 이미 성취한 기제(旣濟)의 나라이다. 그래서 동쪽 이웃은 물질로 제사를 지내고, 서쪽 이웃은 간소하게 제사를 지내나 주역은 서쪽이웃을 칭송하고 있는 것이다. 재물을 이루는 것보다 덕을 이루는 기제(旣濟)가 더 좋다는 말이다.

 

濡其首 厲
꼬리가 아니라 그 머리를 적시면(濡其首) 위태롭다(厲).

  수레바퀴를 끌다가 그 꼬리를 적시는 것이 아니라 그 머리를 적시는 것이다. 이미 성취하였다고 그 머리를 적시는 것은 교만하여 방탕하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내리막길을 만나 내려가더라도 내려가는 도(道)가 있는 법이다. 내리막길을 뛰어서 내려가다가는 굴러 떨어지는 법이다. 이미 가진 기제자(旣濟者)가 더 욕심을 부리는 것은 흉하지만 그렇다고 방탕하게 구는 것도 중용을 벗어난 것이라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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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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升 元亨 用見大人 勿恤 南征 吉
【初六】允升 大吉
【九二】孚乃利用禴 无咎
【九三】升虛邑
【六四】王用亨于岐山 吉 无咎
【六五】貞吉 升階
【上六】冥升 利于不息之貞

  승(升)괘는 크게 발전하여 올라가는 것을 뜻하는 괘이다. 앞의 췌(萃)괘에서 만들어진 탄탄한 조직으로 뜻을 펼치려 나아가는 것이 승(升)괘이다. 13번째 동인(同人)괘에서 모여서 도(道)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였으니, 마찬가지로 세상을 도(道)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升 元亨 用見大人 勿恤 南征 吉
나아감(升)은 근원을 갖추어 성장하는 것이니(元亨) 대인을 만나서 그를 사용하고(用見大人) 근심하지 말고(勿恤) 바른길을 정복하면(南征) 길(吉)하다.
  앞의 췌(萃)괘로서 만들어진 조직이 승(升)의 근원(元)이다. 그 근원을 갖고 성장(亨)해 나가는 것이 곧 승(升)이다. 그 조직은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근심하지 말고 남쪽을 정벌하라는 말은 남쪽은 따뜻한 곳이므로 곧, 바른 도리(道理)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함이다. 그래야 길하다.

 

允升 大吉
속임 없이 나아가야(允升) 크게 길하리라(大吉).
  윤(允)은 진실함이며 신의를 의미한다. 더불어 잘 살자며 남쪽으로 나아갔지만 그 숨겨진 진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흉한 것이다. 속임없는 진실함과 신의와 의로움으로 나아가야 크게 길할 것이다.

 

孚乃利用禴 无咎
신념을 갖고 검소한 제사를 지내면 이로우리니(孚乃利用禴) 허물이 없다(无咎).

  공자께서는 “예는 사치스럽게 하기보다는 검소하게 하는 것입니다. 장례는 장중하게 치르기 보다는 진정으로 슬퍼해야 하는 것입니다”[논어 제3편 팔일 제3장]라고 하셨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며 신념이 살아있기에 검소한 제사를 지내도 이롭고 허물이 없는 까닭이다. 췌(萃)괘에서 말한 큰 희생양을 사용하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으며, 조직을 갖추었으니 신념으로 나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升虛邑
나아가는 것은 비어있는 고을과 같다(升虛邑)
  비어있는 고을이 백성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승(升)의 발전도 백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목적과 목표가 같다는 말이다. 민초들이 저절로 모여들도록 편안하고 따뜻한 세상을 여는 것이 곧 승(升)이 목표하는 결과이다.

 

王用亨于岐山 吉 无咎
왕은 기산에 올라 제사를 지냄으로써(王用亨于岐山) 길(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
  기산(岐山)은 주나라 문왕의 할아버지였던 고공단보(古公亶父)가 정착한 곳이다. 그 기산에 올라 제사를 지내는 것은 태왕(太王)을 공경하는 마음이며, 지나온 전통을 공경하는 마음이다. 그럼으로써 또한 정통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승(升)은 혁명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貞吉 升階
끝까지 길하구나(貞吉) 차곡차곡 성장함이여(升階).
  서두르지 않고 계단을 밟아 오르듯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다. 차곡차곡 나아가지 않는 것은 전통을 공경하지 않는 나아감이다. 일의 선후와 본말을 가려서 단계적으로 공든탑을 쌓아가듯 나아가야 한다.

 

冥升 利于不息之貞
드러나지 않는 나아감(冥升)이라도 끝까지 쉬지않아야 이롭다(利于不息之貞)
  명승(冥升)은 성과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발전을 말한다. 그러나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니 내실을 다져 나가는 나아감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쉬거나 멈추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야 이롭다는 말이다. 승(升)은 바른 도(道)를 따르는 남쪽을 정벌하는 나아감이니, 다른 사람에게서 구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논어의 첫 장부터 시작해 계속 반복되는 공자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원망이 없으리니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논어 제1편 학이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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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