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震 亨 震來虩虩 笑言啞啞 震驚百里 不喪七鬯
【初九】震來虩虩 後 笑言啞啞 吉
【六二】震來厲 億喪貝 躋于九陵 勿逐 七日得
【六三】震蘇蘇 震行 无眚
【九四】震遂泥
【六五】震往來 厲 意 无喪有事
【上六】震索索 視矍矍 征 凶 震不于其躬 于其鄰 无咎 婚媾 有言

  진(震)괘는 우레, 벼락을 말한다. 하늘이 사람에게 주는 경고이자 가르침이다.

 

震 亨 震來虩虩 笑言啞啞 震驚百里 不喪匕鬯
우레(震)는 힘차다(亨) 우레가 거침없이 오니 무섭고 두려워(震來虩虩) 웃음과 말소리도 잦아든다(笑言啞啞)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해도(震驚百里) 숟가락과 창주그릇은 떨어뜨리지 마라(不喪匕鬯)
  숟가락(匕)과 창주그릇(鬯)은 모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제사를 지낼 때의 엄숙함을 잃어버리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다. 아무리 큰 일이 벌어져도 사람이 죽기밖에 더 하겠는가? 그러나 죽는 것은 천명이니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면서 죽음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니 곧 중용에서 말한 '도끼자루를 잡고 도끼자루를 만들려고 나무를 자르면서 어떤 규격으로 잘라야 하는지를 멀리서 찾으려는 것'[중용 제13장]과 같은 것이다. 단순한 사상(死傷)에 대한 두려움만을 갖지 말라는 말이다.

 

震來虩虩 後 笑言啞啞 吉
우레가 와서 무섭고 두려운(震來虩虩) 후(後)에도 웃음과 말을 조신하게 해야(笑言啞啞) 길(吉)하다.
  우레가 끝난 후 아무 일도 없듯 웃고 떠들지 말고, 하늘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라는 말이다. 단순한 사상(死傷)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라고 말한다. 중용에 “사람의 도리(道理)를 알고자 한다면 하늘의 이치를 알지 않을 수가 없다”[중용 제20장]고 하였다. 고래로부터 바른 길을 가지 않으면 천벌을 받고, 벼락을 맞는다고 하여 ‘벼락맞을 놈’이라는 욕설이 있다.

 

震來厲 億喪貝 躋于九陵 勿逐 七日得
우레가 와서 위태로우니(震來厲) 재물을 잃을까 걱정되어(億喪貝) 구릉으로 올라도(躋于九陵) 이미 잃은 것을 좆지는 말라(勿逐) 이레면 얻는다(七日得)
  재화는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7일은 음양오행의 순리에 따라 한번 순환하는 것으로 한번 순환하면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은 한번 잃으면 다시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소탐대실 즉, 작은 것을 탐하여 큰 것을 잃지마라는 의미이다. 우레는 보통 많은 비가 동반된다. 그래서 비가 없는 ‘날벼락’이란 말이 생겼을 것이다. 우레의 강한 전기가 물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젖고 물이 차기 쉬운 낮은 땅보다 높은 구릉으로 올라가야 안전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높은 곳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震蘇蘇 震行 无眚
우레가 소소해도(震蘇蘇) 우레가 다 지나가야(震行) 재앙이 없을 것이다(无眚)
  소소(蘇蘇)하다는 말은 끝났는가 싶었는데 다시 살아나고 끝났는가 싶었는데 다시 살아나고 하는 것이다. 완전히 지나가야(行) 재앙이 끝난 것이니, 서두르지 말라는 뜻이다. 조급한 마음이 화를 부르니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震遂泥
우레는 진흙을 따라 사라지는 법이다(震遂泥)
  벼락은 높은 물체를 향해 떨어지고 난 후 그 전류가 진흙을 타고 퍼진다고 한다. 그래서 젖은 땅에 누우면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비가 반드시 지금 와야 하는 지는 몰라도 비는 아래로 내리는 법칙에 어긋나지 않으며, 우레가 반드시 지금 와야 하는지는 몰라도 우레가 진흙으로 퍼져 사라지는 자연법칙을 거스르지는 않는다. 시작은 몰라도 끝은 알 수 있으니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왜 지금의 세상에 태어났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죽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알 수 있다.

 

震往來 厲 意 无喪有事
우레가 지나가더라도 다시 오는 것이니(震往來) 두려워하고(厲) 헤아려보라(意) 잃지 않으려면 할 일이 있다(无喪有事)
  우레가 한번 오고 평생 다시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두려워하고 헤아려 마땅히 대비해야 한다. 요즘세상에서처럼 건물에 피뢰침을 설치하는 것을 뜻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하늘이 사람을 두렵게 한 뜻은 스스로 천리를 거스르지 않고 바르게 살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벼락맞을 짓을 하지는 않아야겠다는 그 바른 도(道)를 잃지 말라는 뜻이다.

 

震索索 視矍矍 征 凶 震不于其躬 于其鄰 无咎 婚媾 有言
우레가 색색할 때(震索索) 눈을 두리번거리며(視矍矍) 나아가는 것은(征) 흉(凶)하다. 우레가 몸에 떨어지지 않았고(震不于其躬) 그 옆에 떨어졌으니(于其鄰) 허물은 없겠지만(无咎) 혼인을 청한다면(婚媾) 말들이 있을 것이다(有言).
  색색(索索)한 것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거의 멈춘듯한 상태를 말한다. 우레가 거의 멈추었을때 눈을 두리번거리는 것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기회를 포착해 뭔가 이득을 챙기려는 조급함을 보이는 사람이다. 곧 날랜 기회주의자를 말함이다. 이 사람에게 벼락이 직접 떨어지지 않고 옆에 떨어졌으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아서 허물은 없다. 그러나 "모진놈 옆에 있다가 벼락맞는다"고 했는데 그가 혼인을 청함은 곧 모진놈 옆으로 오라는 것이므로 여러 말들이 있을 것이다. 아직 완전히 우레가 멈춘 것이 아닌 색색(索索)한 시기이며 하늘의 경고가 끝나지 않은 시기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지만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더 빨리 잡아 먹힌다. ‘아 좋은말이구나’ 하고서는 금방 지나쳐 잊어버리는 그러한 찰나성과 가벼움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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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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鼎 元吉亨
【初六】鼎顛趾 利出否 得妾 以其子 无咎
【九二】鼎有實 我仇 有疾 不我能 即 吉
【九三】鼎耳革 其行 塞 雉膏不食 方雨虧悔 終吉
【九四】鼎折足 覆公餗 其形渥 凶
【六五】鼎黃耳金鉉 利貞
【上九】鼎玉鉉 大吉 无不利

  고래로부터 정(鼎)은 권력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하곤 했다. 중국 후한말의 위촉오의 대립기를 삼국정립(三國鼎立)의 시대라고 하고, 원나라 무종이 어머니와 동생과 권력을 나누었던 시대를 삼궁정립(三宮鼎立)의 시대라고도 한다. 정(鼎)이라는 물건에 새왕조가 주창하는 법률을 새겨넣기도 했다.

  정(鼎)은 솥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솥은 각종의 재료를 넣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니, 곧 세금과 역(役)등의 제도를 통해 사회전체가 이로움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앞의 혁(革)괘가 천명을 바꾸는 혁명이었기에 혁명 이후에는 백성들과 그 권리의무관계를 새로이 해야 하는 것이다. 조세와 역(役)의 목적은 지배층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잘 요리해서 나누어 먹는 음식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잘 관리되고 사용되어야 한다.

 

鼎 元吉亨
제도(鼎)는 초창기에 완비되어야 길하다(元吉亨)
  솥은 조세와 역(役)등의 의무를 위한 제도를 말하는데, 원(元)과 형(亨)사이에 있어야 길하다고 한다. 나라가 새로이 세워지면(元) 곧 세금, 노역 등의 제도를 완비하여 성장(亨)을 준비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鼎顛趾 利出否 得妾 以其子 无咎
발이 뒤집혀진 솥단지(鼎顛趾)는 나가는 것이 없어서 이롭다(利出否) 남는 돈과 힘으로 첩을 얻으면(得妾) 그 자식을 보게 될 것이니(以其子) 허물이 없다(无咎)
  거꾸로 뒤집혀 있는 솥단지는 혁명을 이루고 난 뒤의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기까지의 공백기간이다. 솥단지가 거꾸로 있으니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세금도 노동력도 징발하지 않는 것이니 그 남는 돈과 힘으로 첩을 얻어 자식을 보면 허물이 없다고 한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예전에는 남는 돈으로 얻고자 하였던 것은 첩을 두는 것이었기 때문일 지 모른다. 민초들은 당면한 현실에 민감하나 그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허물은 아닐 것이다.

 

鼎有實 我仇 有疾 不我能 即 吉
재료가 풍족한 솥단지(鼎有實)를 두고 나의 원수(我仇)가 병이 있다(有疾). 능히 내가 취할 수 있어도 하지 않으니(不我能) 그래야(即) 길(吉)하다.
  제도가 정비되고 이제 그 징수관이 재료를 잘 모아 담았는데,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거두어가는 그 징수관은 원수와도 같은 반갑지 않는 사람이다. 그 징수관이 병이 있어 내가 능히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역(役)의 의무를 적게 할 수 있고, 모아놓은 재료도 나의 이익으로 가져올 수 있는 편법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할 수만 있다면 납세의 의무와 군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것은 고대로부터 변함없는 마음인 까닭이다. 그러나 할 수 있어도 하지 않아야 길하니, 세금과 역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쓰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역은 정당하게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은 누구나 제대로 세금을 내고 잘 관리 집행하면 결국은 적게 거둬도 충분할 것이니 궁극적으로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고 본다.

 

鼎耳革 其行 塞 雉膏不食 方雨虧悔 終吉
솥단지의 귀가 뜨거워져(鼎耳革) 옮기는 것이(其行) 옹색해져(塞) 맛있는 살찐 꿩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으나(雉膏不食) 비가와서 후회를 없앨 것이니(方雨虧悔) 마침내 길하게 될 것이다(終吉).
  솥단지의 귀가 뜨거워져 옮길 수 없게 되었으니 모인 사람들이 살찐 꿩고기를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 즉 모인 세금과 모인 노동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분배를 하지 못하는 집행의 문제를 의미한다. 그러나 하늘이 그대로 두지 않고 비를 내려서 뜨거워진 솥단지의 귀를 식혀주어 쉽게 옮겨서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니 끝이 길하다고 한다. 주역은 전체를 이롭게 하고자 하는 바른 일은 하늘이 도와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鼎折足 覆公餗 其形渥 凶
솥의 다리가 부러진다면(鼎折足) 공속이 뒤집혀 쏟아지고(覆公餗) 그 몸이 젖어버릴 것이니(其形渥) 흉(凶)하다.
  솥의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재료를 담았으니 곧, 지나치게 세금을 거두고 지나치게 노동력을 징발한 것을 말한다. 공속(公餗)은 공공이 함께 먹어야 할 음식인데, 뒤집혀 쏟아지고 옮기던 사람의 몸이 데일 것이니 흉하다. 탐관오리의 횡포에 화가 난 민중들이 창고를 불태워버리는 것이 연상되는 효이다. 아무도 요리를 먹지 못한다.

 

鼎黃耳金鉉 利貞
솥단지는 황금손잡이와 쇠고리를 달면(鼎黃耳金鉉) 끝까지 이롭다(利貞)
  황금손잡이는 훌륭한 군주를 뜻하고 쇠고리는 잘 따르는 신하를 말한다. 즉, 훌륭한 군주가 신하를 잘 부려서 재정을 잘 관리하고 분배하면 끝까지 이롭다.

 

鼎玉鉉 大吉 无不利
솥에 옥고리를 달면(鼎玉鉉) 크게 길하니(大吉) 이롭지 않음이 없다(无不利)
  쇠고리는 군주의 명을 잘 따르는 신하를 말하지만, 군주의 지휘를 받아야만 하는 신하이다. 그러나 옥고리는 스스로 잘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는 능력있는 신하를 말한다. 바르고 재능도 있는 훌륭한 재정전문가가 더 대길하다고 하니, 우리역사로 비유하자면 육조직계제(六曹直啓制)보다는 의정부서사제(議政府署事制)를 더 선호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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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