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1

« 2024/11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45

萃 亨 王假有廟 利見大人 亨利貞 用大牲 吉 利有攸往
【初六】有孚不終 乃亂乃萃 若號 一握爲笑 勿恤 往 无咎
【六二】引 吉 无咎 孚乃利用禴
【六三】萃如嗟如 无攸利 往 无咎 小吝
【九四】大吉 无咎
【九五】萃有位 无咎 匪孚 元永貞 悔亡
【上六】齎咨涕洟 无咎

  췌(萃)는 사람이 모이는 것을 상징하는 괘이며, 효사는 그 모인 사람들을 조직화하여 이끄는 리더쉽에 관한 얘기들이다. 주역은 수단을 부려서라도 사람을 모으고, 그 모인 무리를 장악하고, 작은 고통은 무시하고, 위계질서를 갖추라고 한다. 그렇게 갖춰진 조직이 다음괘 승(升)괘의 성장하는 반석이 되는 것이다.

 

萃 亨 王假有廟 利見大人 亨利貞 用大牲 吉 利有攸往
사람이 모이는 것(萃)은 성장(亨)의 동력이니 왕이라면 종묘에 나가 제사를 드리고(王假有廟) 대인을 만나보는 것이 이롭다(利見大人) 성장하여 결실을 맺고 소멸하려면(亨利貞) 제사에 큰 희생양을 사용하여야(用大牲) 길(吉)하다. 시간이 지나가면 이롭다(利有攸往)
  사람이 모이면 제사를 드리는 공익을 위해서 나아가야 한다. 또한 사람을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제사에 큰 희생양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화려함을 뜻함이니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한 기술을 사용했더라도 시간이 지나가면 이롭다.

 

有孚不終 乃亂乃萃 若號 一握爲笑 勿恤 往 无咎
신념이 있으나(有孚) 확립되지 않았다면(不終) 모인 사람들이 우왕좌왕할 것이나(乃亂乃萃) 호통으로(若號) 한 손에 쥐고 웃을 수 있을 것이니(一握爲笑) 근심하지 말고(勿恤) 나아가면(往) 허물이 없다(无咎).

  뜻이 있어도 확고하지 않다면 모인 사람들을 이끌어감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모인 군중들을 초기에 이끄는 힘은 확립된 바른 뜻이 아니라 강한 기운이다. 한번의 호통 즉, 굳센 기운으로 군중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화려함과 기운으로 모임을 형성하고 장악하는 것은 일종의 지혜일 수도 있을 것이다.

 

引 吉 无咎 孚乃利用禴
군중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면(引) 길(吉)하고 허물이 없으니(无咎) 신념을 펼치면(孚) 검소한 제사를 이용해도 이로울 것이다(孚乃利用禴)
  지혜로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을 모았으니 이제는 그 모인 군중을 제대로 이끌어 가야 하는 단계가 된 것이다. 그 군중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은 신념(孚)이다. 군중들의 신임을 얻었으니 제사를 검소하게 지내도 이롭다. 화려함으로 모임을 장악해야 하는 단계에서는 화려함으로 이끌고, 모임을 이끌어야 하는 단계에서는 신념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萃如嗟如 无攸利 往 无咎 小吝
모인 사람들이 탄식을 하게 되면(萃如嗟如) 유리할 것이 없으나(无攸利) 탄식을 무시하고 나아가야(往) 허물이 없으니(无咎) 작은 고통은 있게 마련이다(小吝)
  모임은 당연히 소소한 불만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유리할 것은 없으나 아무 탄식도 없는 모임을 만들 수는 없으니 때로는 무시하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탄식을 다 받아주어 와해의 불씨를 남겨두기 보다는 그 불씨를 미리 꺼 버리고, 보다 탄탄한 내실을 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초창기에는 감수해야 하는 작은 고통일 뿐이다.

 

大吉 无咎
탄식은 크게 길한 것이고(大吉) 허물이 없는 것이다(无咎) 
  아무 탄식도 없는 모임이 아니라 오히려 탄식이 나오는 것이 크게 길하다고 까지 한다. 더 무서운 것은 드러나지 않아 썩어 들어가는 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탄식이 나오는 것이 크게 길하다고 하는 까닭이다.

 

萃有位 无咎 匪孚 元永貞 悔亡
무리는 위계질서가 있어야(萃有位) 허물이 없다(无咎) 신념이 없더라도(匪孚)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될 수 있으니(元永貞) 후회가 없다(悔亡).
  탄식을 도려내고 탄탄한 무리가 형성이 되었다면 이제는 위계질서를 갖추어야 할 때다. 위계질서를 갖추면 앞으로는 설령 신념과 가치를 일시적으로 잃더라도 끝까지 유지될 수 있으니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둥을 세우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齎咨涕洟 无咎
탄식과 한숨 눈물과 콧물이 있더라도(齎咨涕洟) 허물이 없다(无咎)

  탄식뿐 아니라 한숨과 눈물과 콧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불만이 더욱 심하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탄식과 한숨과 눈물 콧물이 늘어나게 되니, 그것은 모임이 가진 속성이다. 하지만 위계질서를 갖추었기 때문에 탄식과 한숨 눈물이 있어도 와해되지 않을 것이니 허물은 없다. 21번째 서합(噬嗑)괘에서 주역은 유가의 예(禮)보다는 법가의 법치주의(法)에 더 가까운 듯 하다고 했다. 췌(萃)괘에서도 마찬가지로 조직의 질서를 강조하고 있다.

:
Posted by 오빠야닷컴
44

姤 女壯 勿用取女
【初六】繫于金柅 貞吉 有攸往 見凶 羸豕 孚蹢躅
【九二】包有魚 无咎 不利賓
【九三】臀无膚 其行次且 厲 无大咎
【九四】包无魚 起凶
【九五】以杞包瓜 含章 有隕自天
【上九】姤其角 吝 无咎

  구(姤)괘는 우연한 만남을 뜻한다. 이 만남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만남이다. 괘를 보면 하나의 음(陰)효를 두고 다섯의 양(陽)효가 쌓여 있으니 한명의 여인이 다섯의 남자를 감당하는 괘상이다. 많은 남자들 앞에서 여왕 노릇을 하는 모양새다. 서양으로 치면 팜므파탈(Femme fatale)의 힘을 가진 여인일 것이며, 우리나라로 치면 옹녀의 이미지에 가까운 여인일 것이다.

 

姤 女壯 勿用取女
만나서(姤) 여자의 기운이 세면(女壯) 취하려 하지 마라(勿用取女)
  여자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음양의 기운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되어 서로 해로운 까닭이다. 양기는 음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음기는 양기가 부족하니, 지나치고 모자라 중용을 벗어나니 서로가 해롭다.

 

繫于金柅 貞吉 有攸往 見凶 羸豕 孚蹢躅
쇠로 만든 얼레에 실을 담아두듯(繫于金柅) 조화를 이뤄야 끝까지 길한 것인데(貞吉) 기운이 맞지 않으니 시간이 지날수록(有攸往) 흉함을 만나리라(見凶) 굶주린 돼지가(羸豕) 발버둥치는 듯 할 것이다(孚蹢躅)
  남녀의 만남과 교합은 얼레에 실이 잘 감겨있는 것처럼 조화로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시간이 지나가더라도 해결책이 없다. 노력하고 애쓰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 시간이 지나면 더욱 흉해질 뿐이다. 근원적으로 소위 궁합이 맞지 않는 까닭이다.

 

包有魚 无咎 不利賓
푸주간에 고기가 있으면(包有魚) 허물은 없을 것이나(无咎) 손님이 될 것이니 이로울 것은 없으리라(不利賓)
  고기가 있는 것은 남자가 경제적인 부양의 의무는 충분히 하는 상황을 말한다. 허물은 없어 부부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는 있을 것이나, 손님처럼 금방 집 밖으로 나가야 될 것이요, 집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게 될 것이니 이롭지는 못하다. 사람에 만족하여 부부로서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보고 참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臀无膚 其行次且 厲 无大咎
엉덩이가 패일 것 같아(臀无膚)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니(其行次且) 위태로우나(厲) 큰 허물은 없으리라(无大咎)
  엉덩이가 패이는 것은 곤장을 맞는 것과 마찬가지의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부부관계로 쉽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지 않아도 큰 허물이 아닌 까닭은, 나아가도 조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며 푸주간에 고기가 있도록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包无魚 起凶
푸주간에 고기가 떨어지면(包无魚) 흉함이 일어난다(起凶)
  고기를 보고 참고 있었는데, 그 근원이 사라진 것이다.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니 흉함이 일어난다.

 

以杞包瓜 含章 有隕自天
그러한 여인은 혼기에(以杞包瓜) 품어주면(含章) 하늘의 복이 있을 것이다(有隕自天)
  오이(瓜)는 혼기가 찬 여인을 말한다. 과년(瓜年)한 딸을 뜻하는 것으로 대략 15세 전후의 어린여자를 지칭하던 것으로 알려지니, 아직은 기운이 왕성한 상태가 아닐 것이다. 선천적으로 강한 여인이라면 기운이 왕성하지 않은 과년한 시기라야만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 여인도 과년할 때 느낄 수 있었던 기쁨은 그 시기가 지나면 더 이상 없을 것이니 결과적으로는 은혜를 베푼 것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하늘의 복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姤其角 吝 无咎
뿔이선 만남(姤其角)이라서 궁색해 보이나(吝) 허물은 없다(无咎)

  과년한 여인과 관계하여 기쁨을 줄 수 있는 남자는 또래의 어린 남자일 수 없으며, 양기가 정점에 있는 남자여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모양새가 조화롭게는 될 수 없으니 외부에서 보기에는 궁색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음양조화가 맞을 수 있으니 허물은 아닌 것이다.

  구(姤)괘는 강한 여성을 빗대어, 그 강함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참된 리더는 사람을 버리는 사람이 아니다. 백가지가 모자라더라도 한가지 쓸모를 찾아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주는 자이다. 과년할 때 품어주라는 것은 기운을 맞추어주라는 것으로, 예컨대, 화를 지나치게 내고 싸우는 사람은 고객을 응대하는 곳에 쓰지 말고 사람과 덜 접촉하는 곳에서 쓰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
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