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위정(爲政) 제7장 간상(赶上)/논어(論語)2013. 1. 4. 16:27
오늘날 효라는 것이 봉양을 잘 하는 것이라 얘기하곤 하는데 [今之孝者 是謂能養]
개나 말도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至於犬馬 皆能有養]
공경함이 없다면 (개와 말과 부모님이) 어찌 다르다 하겠는가 [不敬 何以別乎]
가볍게 들을 수 없는 말씀이다. 물질적으로 봉양을 잘 한다고 해서 효행을 다했다고 여기는 것은, 부모님을 기르는 개나 말 취급을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하신다.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공경하는 마음은 어떠한 것일까? 애완견을 잘 먹이면서 사람보다 더한 애정을 주고 받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그러한 애정과는 또 어떻게 다르다는 뜻일까?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맹자 진심 상 13.37]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먹여주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요, 사랑은 있으되 공경하지 않는다면 그를 짐승으로 사귀는 것이다.
다소 추상적인 얘기지만 경(敬)에는 신성하고 두려운 정서가 포함된다. 공포가 아니라 존경과 숭배에서 발현되는 두려움의 감정인데, 이것은 이해해야 하기보다 체험해야 할 영역인 것 같다. 유학에서 경(敬)이라는 개념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소개하려고 하는 것인데, 대강 경외와 숭배의 정서가 담겨있다는 정도의 관념을 가지고 앞으로 경(敬)에 대해서 접근하시면 좋을 것이다.
이 장의 가르침만 보면 어려울 것이 없다. 부모님께 단지 물질적으로만 잘 봉양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한가? 그점을 자문하면 쉬이 가슴으로 공감이 되는 가르침일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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