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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4 제2편 위정(爲政) 제5장
  2. 2013.01.04 제2편 위정(爲政) 제4장
맹의자가 효에 관해서 묻자 [孟懿子問孝]
공자 말씀하셨다 [子曰:]
-어김이 없어야 합니다 [無違]
번지가 수레로 모시자 공자 말씀하셨다 [樊遲御 子告之曰:]
-맹의자가 내게 효에 관해서 묻기에 어김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孟孫問孝於我 我對曰 無違]
번지가 물었다 [樊遲曰:]
-무슨 뜻인지요? [何謂也?]
공자 말씀하셨다 [子曰:]
-살아서는 예로 받들며, 죽어서는 예로 상을 치루고 [生, 事之以禮 死, 葬之以禮]
-예로 제사지내야 한다는 말이다. [祭之以禮]

 

   상상해보면 재미난 대화이다. 상황설명을 하자면, 맹의자는 노나라 군주(제후)를 업신여기며 군주(제후)만이 할 수 있는 예(禮)뿐 아니라 천자만이 할 수 있는 예(禮)까지도 행하던 노나라의 실권을 가진 3가중 한 명이었다. 그가 공자를 청해 효(孝)에 관해 물은 것이다. 추측건대, 공자는 더 자세히 물을 줄 알고 압축하여 얘기했는데 맹의자가 알아들은 척 하며 더 얘기를 들어주지 않은 것 같다.

  맹의자의 신하가 되어있던 제자 번지가 공자를 운전해서 바래다 주는데, 맹의자에게 전해주라는 의미로 번지와 대화를 하고 있다. 그냥 바로 얘기하면 될 것을, 굳이 번지가 질문하도록 유도하여 대답을 해 주는 공자가 재미있다. 호기심 많았던 번지도 맹의자처럼 변했을까 확인하려는 의도였는지, 묻기에 답해주는 것으로 체면을 세우고 싶어서였는지 그 속내는 물론 알 수 없다. 번지가 가볍게 질문을 하니, 기다렸다는 듯 열심히 설명해주는 공자는 정감이 가는 캐릭터이다. ^^

  이 장도 논어의 다른 대부분의 응답과 마찬가지로 효(孝)가 무엇이다는 일반원칙을 말한 것이 아니라, 맹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적해주는 눈높이 맞춤식 답변이다. 어쩌면 맹의자에게 ‘당신이 효를 행하고 싶으면, 예부터 바르게 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번지에게 주군을 그렇게 되도록 모시라는 가르침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논어는 상황을 상상할 수 밖에 없고, 궁금함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예(禮)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마음]이 근본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언급하였지만, 여기서는 형식을 따르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억지로라도 착한 행동을 반복하면 착한 마음이 생길까? 나쁜 행위를 반복하다보면 나쁜 마음이 생길까? 행위가 마음을 이끌수도 있다는 것이 유학적 사유이다. 그래서 예(禮)는 담고있던 마음이 외부로 표현되는 것임과 동시에, 마음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논어의 후반부쯤에서 조금 더 깊게 논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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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위정(爲政) 제2장  (0)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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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공자 말씀하셨네 [子曰:]
나는 15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吾十有五而志于學]
30살에 자립할 수 있게 되었으며 [三十而立]
40살에 의혹이 없어졌고 [四十而不惑]
50살에 천명을 알게되었고 [五十而知天命]
60살에 귀가 순해졌고 [六十而耳順]
70살이 되어서야 마음가는대로해도 [七十而從心所欲]
도리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不踰矩]


   논어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장이다. 칼로 자르듯 그 나이에 딱 그리 되었다는 것은 아니며, 제자들에게 나이를 기준으로 성취해야 할 목표를 일러주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40살이 되어서 의혹이 없어졌으니 나는 5년정도 늦어도 만족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 제자들은 없었고, 40이면 나도 선생님처럼 의혹이 없어야 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했던 게 공자학의 한 매력이었다. 공자는 신이 아니라 먼저 태어나 경험이 조금 더 많은 사람일 뿐이었으며, 우월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이해시켰기에 제자들은 공자의 나이라면 공자와 같아질 수 있어야 하겠다며 노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어른과 스승에 대한 공경은 무조건적 복종이 아니라 앞선 경험을 존중한다는 의미였으니, 오늘날처럼 '너 몇살이냐' 혹은 ‘내가 누구이냐’를 강요해 무조건 숙이라는 군대식 복종과는 달랐었다. 나이와 지위에 관계없이 개인의 인격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공경은 나이와 지위를 내세워 복종을 강제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저절로 표현하는 것이 존경이며, 존경을 받으면 우월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먼저 태어났을 뿐이라고 여기는 마음으로 화답하는 것이었다. 나이의 지칭에 대한 의미를 자세히 적으려면 상당한 분량이 될 것이고, 논어의 다른 장에서도 반드시 언급해야 하니 여기서는 간략히 정리하며 지나갈까 한다.

지학(志學)이라 하는 15살로 대표되는 청소년기에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깨우치는 공부를 시작할 나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적성과 재능을 가늠하며 사회에 어떤 일원이 될 것인가 하는 꿈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성적에 맞추어 의대와 법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은 먼저 찾은 후 배울 곳(대학)을 찾는 것이 순서임을 다들 아는데...

이립(而立)이라 하는 30살은 자립(立)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자리를 잡은 상태, 토대가 마련된 상태이다. 본래는 학문의 근본이 세워진 상태를 말했던 것이겠지만,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아마에서 프로가 될 수 있는 반석을 마련한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이상 부모에게 의존하려고 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불혹(不惑)이라 하는 40살은 마음이 혼란으로 흔들리지 않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삶이 늘 예상한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삶이라는 그림을 원하는 대로만 그려갈 수 없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이니, 갑작스런 변화(사건)가 생겨도 갈팡질팡하지 않는 단계에 이르라고 한다. 어느날 북한이 침공했다는 뉴스가 나올 수도 있고 직장을 잃을 수도 있으며 로또에 당첨되는 횡재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놀랍고 심란한 감정은 가지더라도, 당황하고 혼란스럽고 두려워하여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는 안되는 단계이다. 이 나이까지는 자기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천명(知天命)이라 하는 50살은 하늘이 명한 '인생의 뜻'을 아는 나이이다. '나' 중심에서 벗어나 세상속에서의 '나'를 이해하는 단계이며, 완전히 장악할 수 없는 우연의 연속이기도 한 인생의 숭고한 뜻을 인식하게 되어야 한다고 한다. 천명에 대한 얘기는 논어에서 종종 반복되고 있으니, 다시 자세히 얘기하기 위해 나중으로 미룰까 한다.

이순(耳順)이라 하는 60살은 '귀가 순해진 나이'이다. 들리는 소리에 크게 개의치 않는 나이이니, 누가 욕하건 누가 칭찬하건 빙그레 지나칠 수 있게 되고, 어떤 소리라도 다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단계이다.

종심(從心)이라 하는 70살은 마음가는대로 해도 도리를 벗어나지 않게 되는 나이이니 완성의 경지에 다다른 수준일 것이다. 두보의 시로부터 유래한 만나보기 드문 나이를 의미하는 고희(古稀)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게 사용되는 것 같기는 하다.

이상 정리하면, 이 장은 그 나이에는 그 나이에 맞는 사람이 되라는 목표를 정해주는 것이며, 사람이 성숙해져 가는 것도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니 단번에 종심의 단계에 이를 수는 없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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