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학이(學而) 제15장 간상(赶上)/논어(論語)2013. 1. 4. 16:17
- 가난하다고 아첨하지 않고 [貧而無諂]
- 부유하다고 교만하지 않으면 어떤가요? [富而無驕 何如?]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子曰:]
- 좋구나 [可也] 그렇지만 가난함을 즐기고 [未若貧而樂]
- 부유해도 예를 좋아하는 것보다는 못한 것 같구나 [富而好禮者也]
자공이 말하길 [子貢曰:]
- 시경의 절차탁마(切磋琢磨)가 이같은 뜻입니까? [詩云, 如切如磋如琢如磨 其斯之謂與?]
공자 말씀하시길 [子曰:]
- 자공아! 이제 너와 시를 논할 수 있겠구나!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 지난 것을 돌이켜 미래로 나아갈 줄을 아는구나 [告諸往而知來者]
뜻을 음미해 보면 대단히 재미있는 대화이며 자공의 영민함을 느낄 수도 있다. 자공은 하지 않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억제하는 단속으로 도달하였다’고 여기고 여쭤보았는데, 공자께서는 ‘즐길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가르쳐 준 것이다.
그 말에 자공이 ‘내가 모자라구나’하고 침울하지 않고, 시경의 시를 인용하여 즐겁게 받아들이며 화답을 한다. 이것은 ‘가난한 성취(배움)를 즐기는 태도’ 이니, 곧바로 가르침에 화답하여 실행에 착수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한,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시(詩)를 통해서 즐기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제가 경솔하게 아는 것으로 여겼군요’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절차탁마’를 인용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질문하여, 우회적인 시적인 ‘숨김의 미학’을 또한 보여주고 있다.
즐거움의 경지에 이르라는 가르침, 계속적인 발전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좋지만, 스승과 제자간의 정다운 대화라서 또한 더 좋다. 공자의 감탄은 당연한 것 같은데, 공자께서도 지지않고(?) 돌려서 칭찬을 하고 있다. ‘하나(과거)를 알려주면 둘(과거+미래)를 안다’는 것인데, 자공이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써 먹는다. ^^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 뿐입니다[논어 제5편 제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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