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
도(道)에 이르기가 어렵지 않으니, (나누어 한 쪽을) 택하려는 마음만 버리면 됩니다.
미워하고 사랑하는 (나누는) 마음만 없어지면 환하게 밝아질 것입니다.
02> 毫釐有差 天地懸隔 欲得現前 莫存順逆
털끝만치 나누어도 하늘과 땅 만큼 어긋나는 것이니
도가 앞에 나타나길 원한다면 따름과 거스럼을 두지 마십시오.
03> 違順相爭 是爲心病 不識玄旨 徒勞念靜
떨쳐내고 따라가는 것이 서로 다투어, 이것이 마음에 병이 되는데,
현묘한 (도의) 뜻을 알지 못하니 애써 생각만 고요히 하려고 합니다.
04> 圓同太虛 無欠無餘 良由取捨 所以不如
(도는) 원만함이 큰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는데,
취하고 버리는 그 나눔으로 말미암아 같아질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05> 莫逐有緣 勿住空忍 一種平懷 泯然自盡
세간의 인연에도 따라가지 마시고 빈 곳에 살려고도 마십시오.
한 가지로 바로 지니면 사라져 저절로 (도를) 다하게 됩니다.
有緣(유연) : 존재하는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연이라고 한다.
空忍(공인) : 공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공인이라고 한다.
06> 止動歸止 止更彌動 唯滯兩邊 寧知一種
(마음) 움직임을 그쳐 멈춤으로 돌아가면 멈춤이 또한 큰 움직임이 됩니다.
그렇게 양변에 매달리면 어떻게 하나임을 알겠습니까!
07> 一種 不通 兩處失功 遺有沒有 從空背空
하나로 통하지 못하면 양쪽 모두 그 공덕을 잃습니다.
있음을 버리려면 있음에 빠지고, 공함을 따르려면 공함을 등집니다.
08> 多言多慮 轉不相應 絶言絶慮 無處不通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점점 더 상응하지 못하니,
말을 끊고 생각을 끊으면 통하지 않는 곳 없습니다.
09> 歸根得旨 隨照失宗 須臾返照 勝脚前空
근본으로 돌아가 그 뜻을 얻고 비춤을 따라 종지를 잃으니
잠깐 돌이켜 비춰봄이 공함을 앞세우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10> 前空轉變 皆由妄見 不用求眞 唯須息見
공을 앞세워 바꿔 변하려는 것은 다 망령된 생각 때문이니
진리를 구하려 하지 말고 오직 망령된 생각을 쉬십시오.
11> 二見不住 愼莫追尋 才有是非 紛然失心
나뉘는 생각에 머물지도 말며 삼가하여 쫓아가 찾지 마십시오.
잠깐의 시비가 일어나도 어지러워 본 마음을 잃습니다.
12> 二由一有 一亦莫守 一心不生 萬法無咎
둘은 하나가 있는 까닭이니 그 하나마저도 지키지 마십시오.
하나라는 마음도 생겨나지 않아야 만법이 허물이 없습니다.
13> 無咎無法 不生不心 能隨境滅 境逐能沈
허물이 없으면 법도 없고 생기나지 않으면 마음도 없음이니
주관은 객관과 함께 소멸하고, 객관도 주관과 함께 잠깁니다.
14> 境由能境 能由境能 欲知兩段 元是一空
객관은 주관이 있어 객관이며, 주관은 객관이 있어 주관이니
양단을 알고자 해봐도 본래 하나의 空입니다.
15> 一空同兩 齊含萬象 不見精麤 寧有偏黨
하나의 공은 양단을 함께하여 삼라만상을 모두 포함합니다.
세밀하고 거칠음을 볼 수 없으니 어찌 치우침이 있겠습니까.
16> 大道體寬 無易無難 小見狐疑 轉急轉遲
대도는 본체가 넓어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으니
좁은 생각으로 여우처럼 의심하니 서둘수록 더디어 집니다.
17> 執之失度 必入邪路 放之自然 體無去住
집착하면 법도를 잃어버려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가고
놓아 버리면 자연에 따라 본체가 가거나 머무름이 없습니다.
18> 任性合道 逍遙絶惱 繫念乖眞 昏沈不好
성에 맡기면 도와 합해지고 한가이 거닐면 번뇌가 끊어지니
생각에 매이면 진리를 벗어나 어둠속에 빠져 좋을 것이 없습니다.
19> 不好勞神 何用疎親 欲趣一乘 勿惡六塵
정신이 힘든게 좋지 않은데 어찌 가까이 하거나 멀리하고자 하겠습니까?
일승(궁극깨달음)으로 나아가고자 하거든 육진(인식대상)을 미워하지 마십시오.
20> 六塵不惡 還同正覺 智者無爲 愚人自縛
육진을 미워하지 않으면 바른 깨달음과 함께 합니다.
지혜로운 이는 하려함이 없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를 묶어둡니다.
21> 法無異法 妄自愛着 將心用心 豈非大錯
법은 다른 법이 없는데 망령되이 스스로 애착을 가져
마음을 써서 마음을 가지려니 어찌 큰 그릇됨이 아니겠습니까.
22> 迷生寂亂 悟無好惡 一切二邊 良由斟酌
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나뉘고 깨치면 좋고 나쁘고가 없으니
모든 둘로 나뉨은 실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23> 夢幻空華 何勞把捉 得失是非 一時放却
꿈속의 허깨비와 헛꽃을 어찌 애써 잡으려 하십니까?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일시에 놓아 버리십시오.
24> 眼若不睡 諸夢自除 心若不異 萬法一如
눈에 만약 잠들지 않으면 모든 꿈 저절로 없어지고
마음이 만약 다르지 않으면 만법이 한결 같습니다.
25> 一如體玄 兀爾忘緣 萬法齊觀 歸復自然
한결 같음은 그 본체가 현묘하여 홀로 인연을 잊으니
만법을 모두 같게 보면 그 되돌아감이 자연스럽습니다.
26> 泯其所以 不可方比 止動無動 動止無止
모든 까닭을 없애버리면 견주어 비교할 바가 없어지니
그치면서 움직이니 움직임이 없고, 움직이면서 그치니 그침이 없습니다.
27> 兩旣不成 一何有爾 一亦沒處 窮極自知
둘이 이미 이루어지지 못하는데 어찌 하나가 있겠습니까.
하나마저 없애버리면 궁극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28> 究竟窮極 不存軌則 契心平等 所作俱息
궁극으로 이르는 정한 법칙이 있지 않으니
마음을 묶어 평등케 하고 짓는 바를 함께 쉴 것입니다.
29> 狐疑淨盡 正信調直 一切不留 無可記憶
여우같은 의심이 다하여 맑아지면 바른 믿음이 곧게 어울리니
일체에 머물지 아니하면 기억할 아무것도 없습니다.
30> 虛明自照 不勞心力 非思量處 識情難測
텅비어 밝아 스스로 비추니 애쓰고 마음 쓸 일이 아닙니다.
생각으로 헤아릴 곳 아님이라 의식과 감정으론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31> 眞如法界 無他無自 要急相應 唯言不二
진실하고 변함없는 법계에는 남도 없고 나도 없으니
급히 상응하고자 하거든 오직 둘 아님을 말하겠습니다.
32> 不二皆同 無不包容 十方智者 皆入此宗
둘 아님은 모두가 함께하니 포용하지 않음이 없고
온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모두 이 근원으로 들어옵니다.
33> 宗非促廷 一念萬年 無在不在 十方目前
근본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으니 한 생각이 만년이고,
있거나 있지 않음이 없으니 온 세상이 바로 눈 앞에 있습니다
34> 極小同大 忘絶境界 極大同小 不見邊表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아서 상대적인 경계 모두 끊어지고
지극히 큰 것이 작은 것과 같아서 그 끝과 겉을 볼 수 없습니다.
35> 有卽是無 無卽是有 若不如此 不心須守
있음이 곧 없음이요 없음이 곧 있음이니
만약 이 같지 않다면 결코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36> 一卽一切 一切卽一 但能如是 何慮不畢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니
다만 능히 이와 같다면 마치지 못할까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37> 信心不二 不二信心 言語道斷 非去來今
믿는 마음도 둘 아니요 둘 아님이 믿는 마음이니
언어의 길이 끊기면 떠나고 오고 멈춤이 없습니다.